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40주년을 맞이해 치른 기념경기에서 선두를 탈환했다. 포항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레전드들 앞에서 대구FC를 꺾었다. 전통의 힘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포항에서만 뛴 ‘예비 레전드’가 4골을 합작했다. 두 골은 1985년 포스코가 유소년을 키우기 위해 창단한 포철중-포철공고 출신이 넣었다.
포항은 26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홈경기에서 4-2 역전승을 거뒀다. 2009년 포항에 입단한 조찬호(27)는 두 골을 뽑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 유스 출신인 신진호(25)와 배천석(23)도 한 골씩 뽑아내 완승의 발판을 놨다. 7승5무1패를 기록한 포항은 울산 현대를 따돌리고 선두에 올랐다. 대구는 5무8패로 13경기 연속 무승을 이어가 꼴찌에 머물렀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회장은 73년 포항제철 축구단을 창단했다. 현재 K리그 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이날 스틸야드에는 ‘포항의 역사가 곧 한국 축구의 역사다’라는 배너가 걸렸을 만큼 포항 축구단에 대한 시민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박태준 회장과 이회택(67) 전 국가대표 감독, 박경훈(52) 제주 감독, 이흥실(52) 전 전북 감독, 라데(43) 등 13명의 전설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유일한 외국인 선수인 라데는 1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26일 홈에서 FC서울과 4-4로 비기며 2008년 8월 이후 서울전 16경기 연속 무승(6무10패)을 이어갔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승리를 위해 전투복을 입고 경기 전 팬들에게 인사했지만 징크스를 넘지 못했다. 홈 관중 2만 명이 넘으면 머리카락을 오렌지색으로 염색하겠다던 박 감독의 공약도 불발됐다. 이날 제주 월드컵경기장에는 1만8751명이 왔다.
포항=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