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이 자동차 메이커 한국시장 쟁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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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한국 진출의 전초전이 벌어짐에 따라 지금껏 한국시장을 독점해 온 일본의 「도요다」는 구미 자본과 한국에서 맞싸울 준비가 한창이다.
작년에 「코로나」 4천대 「크라운」 약 4백대 「빼도」 약 5백대를 한국에 보낸 「도요다」는 신진자동차를 통해 독점해 온 한국시장이 미국의 「퍼드」 GM, 이태리의 「피아트」 등 유력한 「메이커」들이 한국에 손을 뻗치고 현대건설, 한진상사, 아세아 자동차 등 한국의 새로운 얼굴들이 선을 보이고 신진에 자동차 공업을 독점시킨 자동차공업진흥법이 작년 말로써 그 효력이 끝나게 됨에 따라 위협받는 독점시장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한국시장을 독점해 온 「도요다」로선 선취 특권과 선제의 이점이 있다고 해도 세계 자동차계의 「빅·스리」(GM·퍼드·크라이슬러)와의 경쟁은 벅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요다」는 한국시장에 대한 자본참가를 절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참가 문제는 신진측에서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방법으로는 신진을 약 배액증자, 이를위해 「도요다」가 투자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이 방식으로 출자비율은 「도요다」가 49% 신진이 51%가 되지만 「도요다」측의 출자비율을 당분간은 30% 전후로 해서 이와는 달리 1천만「달러」의 신규차관을 주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하여간 「도요다」는 출자·차관 공여의 형식으로 자본을 한국에 투입, 신진자동차의 공장을 확장하고 「도요다」자동차의 생산규모를 확대, 양산체제를 세우려 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능력이 늘어나면 「도요다」나 「크라운」외에 「파브리카」 「도요에이스」 등 새로운 차종을 추가, 선제하려는 구상인 듯.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도요다」는 「도요다」계 부분품 「메이커」의 기술지도로 부분품 공업의 육성도 꾀하고 있다. 부분품의 한국생산을 위해 「도요다」는 한국의 부분품 「메이커」 10여개사의 「리스트」를 중심으로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다.
지금껏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의 해외진출은 제품수출이나 「녹·다운」 방식이 대부분이었지만 「도요다」의 대한국 상술은 앞서와 같은 방식이 실현되면 문자 그대로 자본의 진출로 바꿔지는 것. 일본 업계는 구미 자동차 자본의 한국진출이 곧 일본침투의 예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재계에서는 『동남「아시아」의 싼 노동력을 써서 일본의 주위에서 발판을 만들고 최종목표로 일본 상륙을 노리고 있다』고 미국 자본의 일본 포위작전을 설명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기나라 국가예산의 두곱에 가까운 7조원(일화)의 매상고를 자랑하는 GM을 비롯한 「퍼드」 「크라이슬러」 등 거대한 미국자본이 틈만 보이면 2천5백만대(일운수성이 발표한 5년 후 일본의 자동차 보유대수)의 일본시장에 대한 도전을 견디기 어려운 위협이라고 겁을 먹고 있다. 이런 뜻에서 한국에서의 「도요다」 대 구미 자본의 자동차 전쟁은 일본의 외자유격의 전초전으로 이곳 업계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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