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프랑스」학생「데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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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958년「프랑스의 영광」이라는 영웅주의적인 구호를들고 재등장한 이래로「드골」장군은최악의도전에 직면하고있는듯이 보인다.
당초 학제개혁이라는 학내적인 문제로 별여왔던 학생「데모」가 급기야는 일반시민 노조가 이에 합세하고 정치세력이 당연히 편승하게 되어 바야흐로 일대혁명을 유발할듯한 사태로 변모해 가고있다.
과연「프랑스」대학생은 무엇을 요구하는것이며 그요구는 이와같은 과격한 행동을 정당화하는것일까. 일부학생으로 추측되기는 하지만 이제 그들은 적기를 흔들면서「드골」타도를외치고있다.
때를같이한 서독·「이탈리아」등지의 학생「데모」와 결부시켜 모종의 국제적음모를 추측할 수도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외부적인 선동이 내부로부터의 호응을 얻을수있었다는점에있다. 결국 그저변에 깔려있을「드골」정권에 대한 잠재적인 불만이 그렇게도 큰것이었던가 하고 새삼 놀라지않을수없다. 「알제리」사태의 위기를 극복하고 공전의번영과 영광의 길을 착실히 내딛고있는 이때 도대체 무엇이 불만이라는것인지. 수백종의「치즈]를 생산하는 백성을 어떻게 다스릴수 있겠느냐고 탄식한바있는「드골]은 또『프랑스의 통치자는평균7년을 다스렸을뿐이다』라고 말한바있다. 결국「드골]의 신화는 막을 내리는 것일까.
확실한것은 그의집권이10년에 이르렀고 이미 위기를넘어선「프랑스」는 영웅도 권위도 필요없는 시기에 접어든것이다. 끊임없는 신화의 파괴와 이에 뒤이은 새로운창조라는「프랑스」지성의 전통은 우리의 목전에서 화려한 시위를 벌이고있는 듯이 보인다. 이 환<서울대교수 불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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