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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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월남문제를중심으로 미·월맹의 움직임이 극적으로 전환되는듯한 가운데 오는8일「호놀룰루」에서는박정희대통령과「존슨」미대통령간의 단독회담이 개최되게 되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갑자기 열리지만, 그의의에 대해서는 새로운 설명이 필요할것 같지 않다.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앓으면 안될 직접적인 계기는 두말할것도 없이 3·31「존슨」대통령의 성명이 될것이다. 미국다음으로 월남을 지원하고있는 한국으로서는 그성명의 자초지종을 소상히 알아야할 입장에 있는 것이다. 그 성명이 나오기 까지의 동인은 물론, 그것이 파급할 작용을 한·미정상회담에서 토의해 본다는 것은 어느모로 보나 중요한 것이다.
또 한·미 정상회담은 비단 월남문제에 관한 3·31「존슨」대통령의 성명에 연관해서만이 아니라 이미 1·21 사태 이후 양국간에 개재된 중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었다. 1·21사태이후 한·미간에 제기된 문제들은 2·15 최외무·「밴스」특사의 공동성명서로 일단락되었지만, 그 주요한 문제들은 아직도 한·미 수뇌간의 계속적인 협의가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므로「호놀룰루」한·미 정상회담과 더불어 우리의 지대한 관심사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한국의 안전보장문제이다. 한국의 안전보장은 미국과의 동맹관계와 한국자체역량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21사태이후 격동하기 시작한 한국의 내외정세는 3·31「존슨」대통령의 성명과 함께 한·미 동맹관계의 더욱 더한 발전을요구하게 하는 것이다.
주지되어있듯이 북괴는 온갖 국제관행을 무시하고 오만한 도발행위를 간행하고 있다. 이것이 곧 한국이 직면한 침략위협의 실정이며, 미국의 협조가 그 어느때보다도 크게 요구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국방위를 위한 실제정책이 진지하게 토의되는 가운데, 특히 군원부제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기를 바란다. 미국은 국군장비의 현대화를 위한 지원을 비롯해서 한국의 자위역량을 발전시키기위한 예비군에 대한 경무기도 지원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우리는 미국의 대월정책이 급각도로 전환하고 있는듯한 움직임에대해서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키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월남전쟁을 정치적·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새로운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미국의 돌연한 대월정책전환은 한국만이 아니라「아시아」제자전국가의 입장에서 중대시않을수없다.
문제의 촛점은 미국의 그와 같은 정책전환이 월남에서는 물론, 전체「아시아」에 대한 방위의지의 후퇴가 아닌가에 집약되고 있다. 만약에 미국이 그와같은 정책전환으로 방위의지를 후퇴하고 공산측과 미봉적인 타협을구하여「아시아」의 호전적인 공산침략세력과 공존하려고 한다면 우리로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와 같은 유화는 제2, 제3의 월남사태를 유발할가능성이 명백하기때문이다.
따라서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대월정책전환의 동인과 그것이 미칠 장·단기의 영향및 작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특히 한국안보문제에 미칠 영향을 토의하여 그에 상응한 대책이 마련되기를 희구하지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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