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목소리 '성대결절'보다 '발성장애' 더 많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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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5시간 이상 수업, 진학상담, 학부모 상담 등 끊임없이 말을 해야 하는 교사들은 여러 가지 목소리 질환에 시달린다. 교사는 가수, 배우 등과 함께 목소리 질환을 가장 많이 앓는 직업군이다. 일반인에 비해 성대질환에 걸릴 확률이 5배 이상 높다. 흔히 교사들의 고질병으로 성대결절을 생각한다. 하지만 예송이비인후과에 내원한 261명의 교사들을 분석한 결과, 근긴장성발성장애와 같은 기능성 질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대결절보다 목소리 떨림 증상인 발성장애 더 많아
예송이비인후과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2011년부터 2013년 4월까지 음성센터를 방문해 전문검진을 받은 1930명의 환자 중 261명을 대상으로 ‘선생님이 잘 걸리는 목소리 질환’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발성장애 같은 기능성 질환(성대의 구조적인 변화없이 목소리의 변화가 발생하는 질환)이 성대결절 또는 성대폴립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총 261명 중 198명인 76%가 기능성 질환으로 근긴장성발성장애와 후두근긴장조절장애가 159명(61%)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축성발성장애가 39명(15%)을 차지했다.

이어 기질성 질환(성대의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질환)은 전체 261명 중 63명(24%)에서 나타났으며, 성대결절 12명(5%), 성대마비 12명(5%), 성대용종 11명(4%), 성대낭종 8명(3%), 성대구증 4명(1%), 기타 16명(6%) 순이다.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대표원장은 “교사들이 하루종일 음성휴식 없이 많은 말을 하고 성대 움직임에 관여하는 근육 또한 피로가 누적돼 움직임에 장애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러한 과도하고 불규칙적인 발성근육이 움직임을 사용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쉽게 잠기고 쉬며, 떨리고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나며, 목에 이물감을 느끼거나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발성장애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발성장애 치료는 성대 근육에 보톡스 주입해 치료
기능성 질환에 속하는 근긴장성발성장애와 후두근긴장조절장애는 뇌신경 장애의 일환으로 본인이 목소리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과도하게 목에 힘을 주고 말하게 되거나 큰소리나 가성을 사용하는 경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연축성발성장애는 기능성발성장애의 또 다른 흔한 질환으로 뇌에서 후두신경을 통해 잘못된 신호를 후두근육에 내려 보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말할 때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끊기고 끊는 듯한 목소리를 만들어 일상적인 대화에 불편함을 겪는다. 난치성 질환에 속하는 연축성발성장애의 치료법은 문제를 일으키는 일부 성대 근육에 선택적으로 보톡스를 주입해 뇌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보톡스 주입술이 이용된다.

성대결절과 성대폴립, 성대낭종 등의 기질성 질환은 소음이 많은 장소에서 학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큰 소리를 많이 내거나 강한 비트로 액센트를 주는 등 지속적인 음성과용이나 무리한 발성으로 인해 성대에 무리가 가서 발생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성대점막의 윤활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충분한 가습과 음성휴식, 음성치료, 인후두역류질환 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거나 질환이 오래되었거나 점점 더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면 수술적인 치료도 요할 수 있다. 성대결절의 경우는 적절한 약물치료와 음성치료 및 음성위생만으로도 대략 80%이상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만성적이고 악화되는 성대질환인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김형태 원장은 “선생님들의 경우 장시간 쉬지 않고 말을 해야 하므로 다양한 증상으로 목소리 이상이 발생하기 쉬운 직업에 속한다”며 “목소리 이상을 느끼면 정확한 발성장애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치료를 요하는 경우라면 개개인에 맞는 맞춤식 치료 및 교정을 통해 목소리를 회복시킬 수 있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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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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