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낭만적연출의 사랑의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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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젊은 시절의 특권-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가슴뿌둣하게 부각시킨 신예 김수동감독의 제2작.
고고학을 전공하는 형기 (오영일)는 「캠프」장에서 혜진 (문희)을 만난다. 형기는 그를 따르는 같은과의 여학생 경남 (안은숙) 을 외면한채 혜진과 깊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혜진은 「하와이」에 약혼자가 있는몸. 형기의 구애를 뿌리치고 비행기를 탄다. 7년뒤 형기는 기억상실중에걸린 혜진과 재회한다. 그리고 남편(박암)의 품으로부터 그녀를 빼앗아온다.
기억을 되찾은 혜진과 실로 7년만에 다시 맺어진 그들의 사랑이지만 딸을 못잊어하는 혜진의 모정때문에 그들은 또 헤어져야만한다.
호면에 뿌리는 소나기,「데이트」길에 자욱이 깔린 낙엽들…. 이처럼 아름다운 화면속에 사랑의 시가 펼쳐진다. 그러나 환상적이라기엔 너무나 「리얼」하고, 「리얼」하다기엔 너무나 낭만적인 작품의 밑바닥에 남는것은 무엇일까. 사랑의 아픔과 같은 허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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