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TG의 버팀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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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이라는 걸출한 신인의 등장은 프로농구 TG 엑써스의 홈코트 치악체육관의 색깔마저 바꿔놓았다. 남성적인 함성이 "이야-!"하고 작렬하던 예년과 달리 여학생들의 비명이 터진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는 한 가지. 어느 감독이든 '급하면 허재'다.

TG가 KCC 이지스를 맞이한 4일 허재(사진)는 2쿼터에 3분, 3쿼터 7분, 4쿼터 10분을 뛰었다. 잠시도 무의미한 시간은 없었고, TG의 93-83 10점차 승리도 그의 손으로 빚어졌다. 허재의 12득점은 후반에 터졌고 눈부신 패스워크도 승부처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3쿼터까지 71-61로 떨쳐 둔 KCC가 4쿼터 들어 73-65로 따라붙으며 추격 기미를 보였다. 그러자 허재가 움직였다. 3점슛으로 76-65, KCC 추승균이 골밑슛으로 버티자 다시 3점슛, 이번엔 볼을 가로채 속공으로 연결하려 들자 KCC 이상민이 다급한 나머지 고의 파울로 끊었다.

허재는 자유투 1개를 넣고 계속된 공격에서 다시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골밑 돌파로 레이업슛, 86-67을 만들었다.

윤제한에게 어시스트 2개를 연속으로 꽂아 4쿼터 6분쯤 88-69로 벌리는 장면에서 승부는 가려졌다.

TG의 전창진 감독은 데릭 존슨(17득점.12리바운드), 양경민(23득점), 김주성(5득점.7리바운드) 등 주력 멤버를 뺐지만 팬들의 환호를 외면하지 못해 그만은 남겨 두었다.

원주=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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