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인파산 신청자 지난해 20만명 넘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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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일본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파산 신청을 한 사람이 지난해 사상 처음 20만명을 돌파했다.

최고재판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제출된 개인.법인의 파산신청 건수는 22만4천여건이었고, 96%인 21만4천여건이 개인파산 신청이었다. 개인파산 건수는 전년에 비해 34%, 연간 4만건 정도였던 1990년대 초반에 비하면 5배로 불어난 것이다.

일본의 개인파산은 80년대 초에는 2만건 정도였으나 거품경제가 붕괴된 90년대 초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98년에는 10만건을 돌파했다.

개인파산 신청자는 돈이 없다는 것을 법원에서 인정받으면 채무를 갚지 않아도 되는 대신 금융대출.취업.이사 등에서 제한받는 등 사실상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기 힘들어진다.

파산신청 급증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랜 불황의 여파로 카드.주택 대금 등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아사히(朝日)신문은 4일 법률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개인파산 절차가 간단한 탓에 재산을 숨기기 위한 거짓 신청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day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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