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미끼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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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부동산 업체들이 요즘 투자용 상품을 분양하면서 '미끼상품'을 내걸고 있다. 예컨대 상가를 사면 또 다른 부동산의 지분을 공짜로 주고, 별장에 땅을 끼워 분양하는 식이다.

아파트 분양 때 고가의 경품을 내놓거나 콘도의 경우 무료숙박권 등의 미끼상품이 있었지만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비슷한 형태의 부동산을 제공해 구매욕을 당기게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죤앤제이콥건설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세이브플러스 상가를 분양하면서 계약자에게 같은 건물의 영화관 지분을 주기로 했다. 상가만으로는 고객 유인 효과가 작다고 본 회사는 이 빌딩 4~5층에 들어서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800평 중 350평을 계약자 몫으로 내놨다. 상가 분양가 2억원 이하 계약자에게는 영화관 4평, 2억~3억원은 6평, 3억원 이상은 8평의 지분을 공동 등기해 준다. 이 지분 비율에 따라 영화관 운영 수익을 매월 지급할 계획이다. 투자자에게 임대보증서를 발급해주는 상가는 많지만 이처럼 지분을 제공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백산종합건설이 충북 제천시 봉양읍 연방리에 조성하는 청풍대 동야루 별장 계약자에게 땅 80~390평을 공짜로 제공한다. 이 회사는 별장보다 오히려 "토지 무상제공"을 내세워 대대적 홍보를 벌이고 있다.

이 회사 오정근 과장은 "동야루 별장 29평형짜리를 분양받으면 제천시 고명동의 임야 80평을, 69평형은 230평의 땅을 준다"고 말했다. 회사는 계약자 중 추첨을 통해 중국 하이난 공짜 골프여행도 제공한다.

강원도 홍천에서 전원주택지 웰빙팜 3차분을 분양 중인 ㈜자연과건강마을은 계약자에 사슴 한 쌍과 녹용.장뇌산삼.채소 등 건강상품을 제공한다. 여기에 도시의 계약자들을 위해 10평 규모의 주말농장을 걸었다.

이 같은 미끼상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JMK플래닝 진명기 사장은 "해당 미끼상품이 확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공짜로 제공되는 토지의 경우 이용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고 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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