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눈사태형'과 韓·中의 차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1면

제7회 세계바둑오픈 준결승 제2국
[제2보 (21~34)]
白·중국 王 磊 8단 | 黑·중국 胡 耀 宇 7단

21부터 다시 '큰 눈사태형'정석이 이어진다. 이 정석은 이전까지도 복잡하지만 이후는 더욱 난해하다. 요약하면 두번의 기로가 있다.

29로 이었을 때가 첫번째 기로. 이 경우 조훈현9단은 '참고도1'처럼 백1로 젖힌 다음 3으로 막는 수를 즐긴다.

흑도 기세상 4로 잡게 되고 백도 5로 잡아 바꿔치기다 (흑4로 A에 두면 백B의 패가 노림수로 남는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참고도1'의 바꿔치기는 백이 안된다. 흑6의 누르기가 절호의 한수가 되기 때문이다.

왕레이8단은 역시 30으로 젖힌 다음 32로 뻗었는데 이때가 두번째 기로. 많은 한국기사들은 '참고도2'처럼 흑1로 치중하기를 좋아한다. 백2로 받게 한 다음(백모양을 뭉갠 다음) 3으로 밀겠다는 뜻이다.

하나 '참고도2'의 흑1은 욕심이 지나치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 기사들은 대체적으로 실전의 33을 선택하는데 이 수는 온건하다.

'큰 눈사태형' 정석은 아직은 미완성 상태이며 제 아무리 순한 길을 가도 전쟁을 피할 수는 없다.

최근 이 정석이 새롭게 각광을 받으며 크게 유행하는 것도 현대 바둑이 전투 위주로 흘러가기 때문일 것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