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두 “그 명성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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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황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잠시 무대 뒤에 있었을 뿐이었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인터밀란)가 완벽히 일어섰다. 호나우두는 18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과의 친선경기에서 전반만 뛰면서도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 개 날리는 등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트리플 R’(히바우두-호나우딩요-호나우두)과 콤비를 이뤄 선발 출장한 호나우두는 오랜만에 대표에 합류한 포르투갈의 세르지우 사비에르(리버풀)가 밀착 마크 하는 여건 속에도 특유의 개인기술을 선보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또한 호나우두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한편 미드필더서부터 공을 받아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는 등 종전과 다른 변신 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호나우두의 주 공격 루트는 중거리 슈팅이었다. 낮고 빠른 땅볼 슈팅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비록 골키퍼 선방에 막혀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으나 위협적인 장면을 보여줘 여전히 녹슬지 않은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고무적인 내용은 몸놀림이 여전했다는 점이다. 보이지 않다가 어느 틈인가 공간을 침투해 볼을 잡는 장면이나 2선에서 날아온 공을 가슴으로 컨트롤 한 후 수비수를 제치고 슈팅 하는 모습, 헤딩 패스에 이어 재차 이어받아 슈팅 하는 장면은 전성기와 다를 바 없었다.

남미예선에서 9승 3무 6패의 초라한 성적표. 종이 호랑이로 전락하면서 세계 랭킹에서도 3위까지 내려앉는 등 끝없이 추락하던 브라질.

그러나 호나우두의 가세는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를 ‘빅2’(프랑스, 아르헨티나)에서 ‘빅3’로 바꿔놓을 만한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다.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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