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상을 새롭게|신상옥감독 「이조잔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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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경」을 초월할수 없는 한·일 두나라 남녀의 사랑의 이야기. 일본작가 미산계지의 동명소설을 같은 일인 「시나리오」작가 송산선삼이 각색한 이색적인 「테마」다. 이야기의 무대는 일제말기인 1940년대의 서울. 일본인 미술교사 야구(오영일)는 우연한 기회에 고전무를 추는 기생 영순(문희)을 알게되고 그춤과 함께 영순을 깊이 사랑하게 된다.
일인을 증오하는 영순을 설득, 스러져가는 이조의 마지막 그림자를 화폭에 담은 그의 그림은 선전에서 특선을 차지한다. 출정했던 야구의 탈주와 해방. 그러나 끝내 맺어질수 없는 사랑은 그를 자살로 이끈다.
원작의 영향도 있겠지만 신상옥감독의 이영화는 종래 우리영화 가 보여준 일본인상을 대폭 수정하면서 새시대를 맞는 한·일나라의 자세를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후반부의 성급한 처리가 다소 여운을 죽인다. 오영일·문희「콤비」가 싱싱하고. 색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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