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거인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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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존슨」대통령은 15일 서독「키징거」수상과의 단독회담에서 주독미군의 감축을 시사했다. 서독정부는 또한 현 병력 46만5천에서 1만5천을 감군 할 계획이다.
전후 동서긴장의 「심벌」처럼 되어온 독일에서 이와 같은 사실이 실현되는 것은 「새로운 시대의 전개」를 암시하는 것도 같다. 「빌리·브란트」외상의 말마따나 「유럽」의 이상인 「제3의 거인」이 등장하는 것인가.
최근 영·독·불의 동향은 「유럽」주의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골몰해있다. EEC의 문밖에서 서성거리는 영국은 『「유럽」의 영국』으로 되돌아왔다. 「윌슨」정권은 3백년내의 「아시아·극동지배정책」을 공식으로 포기하는 이른바 「수에즈」이동 지역에서의 영군 철수 계획을 선언했다. 그러나 「드골」의 지론인 「파리·본」구축으로 하는 「유럽」주의의 철학을 또다시 설파했다.
현실을 지배하는 한가지 사실을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거대한 미국의 힘이다. 「유럽」인과는 우인인 미국에 적의를 갖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미국을 최대의 힘으로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또한 자동적으로 그 힘을 확대시키려 하고 있다. 구태여 지배라고 할 수는 없지만 타국에 대해서 지도권을 쥐려한다. 「드골」은 분명히 말한다.
『미국과 적대관계일수는 없지만 우리(불·독)의 국민적 인격은 지켜야 한다.』그 필요조건으로 「드골」은 세 가지를 지적했다. 독·불은 떨어지기 말 것. 경제면에서 EEC 6개국의 확고한 위치를 지킬 것. 동가에의 긴장완화를 위한 길을 틀 것.
「쿠바」위기이래 소련은 「유럽」의 당면한 위협에서 제거되었다. 그것은 동서양「유럽」에서 화해「무드」를 가져왔으며 그 군비의 감축을 위한 전환의 계기가 되고 있다. 전후의 세계사적인 연합국시대는 이제 퇴색하고 『「유럽」의 「유럽」』을 구상하는 「구주시대」가 전개되는 지도 모른다. 새로운 역사는 어떻게 서술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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