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 미 대사의 부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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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윌리엄·J·포터」 신임 주한 미국 대사가 9일 부임할 예정에 있다.
주한 미대사의 경질 발표는 지난 5월 중순에 있었으며 「윈드로프·브라운」 전 주한미대사는 이미 「딘·러스크」 미 국무장관의 특별보좌관으로 전임한 바 있다. 「포터」 신임 대사는 「브라운」 전임대사의 뒤를 이어 제8대 주한미대사가 될 것이다.
우리는 「포터」 신임 주한미대사의 부임을 계기로 우선 전임 「브라운」 대사의 임기 중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신임 「포터」 대사의 활약의 다시금 큰 기대가 있음을 피력하지 않을 수 없다. 회고하건대 「브라운」 대사의 지난 3년의 임기 중, 한국을 중심으로 한 내외정세는 자못 다사 다단한 것이 있었다.
국군의 파월을 비롯해서 현안의 한·일 조약의 조인과 발효, 한·일 행정협정의 조인과 발효, 1차와 2차에 걸친 「아스파크」와 월남참전국 정상회담 등 제반사에 걸쳐 그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 큰 기여가 있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또한 작년 가을 「존스」 미 대통령의 내한이 있었지만 그가 한·미간의 유대강화를 위해서 크게 기여한 바 있음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한·미간의 돈독한 우의와 유대관계는 어느 일방적인 이해에 뿌리박은 것이 아니다. 공동의 자유수호라는 대 명제 아래 상호 깊은 신뢰와 애착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것이 그 특징이다. 「브라운」 대사를 비롯해서 종래의 역대 주한미대사의 경우가 대체로 다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의 한국을 위한 헌책이나 조언이 원만하게 기여할 수 있었던 소이도 위와 같은 한·미간의 관계가 특수하기 때문이라고 보겠다.
그러나 한·미간의 관계는 바야흐로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는 발전적인 시점에 이른 것 같다. 월남에 대한 국군의 파병에서 보는 바와 같이 종래 미국으로부터의 대량적인 수원국이었던 한국은 미국에 협조하는 대등한 「파트너」로서 발전하는 감이 있다. 또 아세아·태평양시대가 점차 전개됨에 따라 한국의 위치는 더욱 중대해진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포터」 신임대사의 앞으로의 임기라는 것은 바로 위와 같은 한·미간의 새로운 정세전환을 배경으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에 따라 한·미간의 협조라는 「뉘앙스」도 종래와 좀 달리해야 할 것 같다. 즉 종래의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수원국으로서의 협조자이었던데 비해 이제는 미국의 힘이 될 수 있는 협조자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종래 미국의 대한지원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며, 앞으로 미국의 지원이 더욱 강화된다면 한국의 대미협조를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포터」 대사의 부임과 더불어 한·미간에 다시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하고 있는 것 같다. 논의가 분분한 월남지원 강화 문제를 위시해서 한국의 방위력 강화문제와 경제협력문제 등이 우선 손꼽히고 있다. 이중에서도 월남지원 강화 문제는 당면해서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종래 주월 부대사로 있던 「포터」씨가 주한대사로 임명된 것은 한·미·월간의 삼각협조를 위한 중대한 포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월남지원 강화 문제는 한국의 국력상 또는 방위상 한계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월남지원 문제를 비롯해서 한·미간에 개재된 모든 문제들이 한국의 실정과 한국이 직면한 내외 정세에 입각해서 한·미간의 상호협조가 더욱더 강화될 수 있는 토대 위에서 해결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포터」 신임대사의 건투를 빌며 그의 임기 중 훌륭한 업적이 쌓여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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