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주까지 이라크 공격준비 끝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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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라크를 향한 미군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미 국방부 소식통은 29일 "지난주까지 걸프전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병력이 8만7천여명으로 불어났다"면서 "D데이에 맞춰 전투 태세를 유지하는 데 어떤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국방부 브리핑에서 군 특수부대와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이라크 북부지역에 잠입해 작전 중임을 간접 확인, 공격이 목전에 다가왔음을 시사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서는 비행장과 활주로가 재가동되고 미군 군용차량이 빈번히 이동하는 움직임도 목격됐다.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다음주까지는 이라크 공격준비 태세를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와 접경한 쿠웨이트에는 약 3만5천명의 미군이 배치돼 있으나 다음달 중순이면 걸프지역 주둔군 규모가 15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8일의 국정연설에서 "다음달 5일 열리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은닉한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공언, 그 이후 언제든지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9일 비공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존 네그로폰테 미 대사는 "외교적 해결의 창구는 닫혀가고 있으며 특정한 시간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급박하다"고 말했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프랑스.중국.독일.멕시코.칠레.기니.카메룬.시리아 등은 "사찰단에 시간을 더 줘야 한다"면서 조기 개전에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29일 군 수뇌부와의 모임에서 "이라크는 무한한 능력을 갖고 있고, 미국의 공격을 격퇴할 것"이라면서 결사항전 의지를 피력했다.

김종혁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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