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대회」여는 것 같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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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축 「무드」없는 개원일>
○…7대 국회가 처음으로 열린 10일 의사당주변은 경축「무드」보다도 경찰관 신민당사람들의 승강이로 험악하기만 했다.
경찰관들은 의사당 앞길을 거의 모두 차단하여 공화당의 신입생의원조차 검문을 받은 다음에야 의사당에 발을 들여 놓을 있을 정도.
의사당 앞에서 성토대회를 계획한 신민당은 정해영, 이재형, 조한백, 김영삼, 장준하씨 등 거의 전원의 당선자와 청년당원들이 개회시간에 맞추어 의사당앞에 몰려들었는데 『웬만하면 의사당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자』는 공화당의원들의 권유를 귓전으로 흘려버렸다.
경찰관과 신민당 청년당원들 사이에 시비가 벌어지면 신민당 당선자들이 가로막고 나서면서 『야당사람은 숫제 국사문턱에서 몰아낼 작정이냐?』고 억지를 쓰며 버텼고 공화당의원들은 『야당이 저렇게 떠드니까 우리는 피의자대회를 여는 것 같지 않느냐』(C의원의 말)면서 씁쓸한 표정들.

<씁쓸한 표정으로 인사 받아>
○…이날 본회의장은 의사당밖과는 달리 합격 후 처음으로 등교한 교실분위기처럼 공화당의원들끼리의 인사로 흐뭇한 분위기.
초선 의원들은 서울을 제일 오른편에 하고 시도별로 의석이 배치된 본회의 장안을 살펴보며 자기 명패를 대견스럽게 만져보는가 하면 김종필 당의장 등 당간부들에게 인사다니느라고 왔다갔다.
특히 공화당에서 제명이날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신용보 의원은 자리에 앉아 씁쓸한 표정으로 인사를 받기에 바쁘고.
이날 정·부의장 가선출이 끝나자 김종필 당의장은 이효상 의장을 의석으로 찾아가 인사를 나누고 한동안 귓속말을 주고받았고 김성곤 의원 등 중진간부들과도 무언가 한동안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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