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민 셰프가 알려주는 맛있는 수제 버거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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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버거의 등장으로 햄버거는 곧 패스트푸드라는 기존의 편견이 깨졌다. 웰빙 분위기와 맞물리며 국내에선 10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다. 가격이 5000원에서 1만원대로, 패스트푸드 햄버거보다는 비싸지만 다른 레스토랑 메뉴보다 저렴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재료의 신선함이다.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미리 대량으로 만들어놓지만 수제 버거는 주문을 받은 후 만들기 시작한다. 또 냉동육이 아니라 냉장육으로 패티를 만든다는 점도 다르다. 신선한 고기로 만들어 즉석에서 구워내니 맛이 더 있을 수밖에 없다.

JW메리어트 서울의 황종민 셰프는 “고기 질(質)이 햄버거 맛을 좌우한다”며 “육즙을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패티 두께가 3~5㎝ 정도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양 때문이 아니라 제맛을 내기 위해 패티가 어느 정도 두툼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패티는 미디엄이나 미디엄 웰던으로 구워야 가장 햄버거다운 맛을 낸다고 한다.

두께에 앞서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고기 입자다. 적당히 씹히는 맛이 있을 정도로만 갈아야 한다. 황 셰프는 “고기를 너무 곱게 갈면 차진 느낌이 나기 때문에 씹는 식감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살코기와 지방 비율도 중요하다. 가장 좋은 비율은 살코기와 지방이 8 대 2나 7 대 3 정도다. 지방이 적당히 어우러져야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기 때문이다.

재료를 올리는 순서도 중요하다. 황 셰프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순서는 번(빵) 위에 바로 패티를 얹고 그 위에 치즈, 소스, 야채, 번을 차례로 올리는 것이다. 패티의 육즙이 빵에 스며들어 빵을 더욱 촉촉하게 해준다. 황 셰프는 “이렇게 아주 조그만 차이가 맛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수제 버거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따로 없다. 다만 햄버거 높이에 따라 먹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햄버거 두께가 얇으면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먹듯이 한 손에 들고 먹는다. 하지만 두께가 두꺼워 한입에 먹기 부담스럽다면 칼과 포크를 이용해 재료를 따로따로 먹어도 된다. 햄버거라고 꼭 한입에 털어 넣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 황종민 셰프(41)는 현재 JW메리어트 서울 JW’s 그릴의 수석 조리장이다. 오스트리아 호텔학교를 거쳐 유럽에서 경험을 쌓으며 요리를 배웠다. 국내 특급 호텔의 총주방장을 거친 이모부들의 도움으로 어릴 때부터 요리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키워왔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최연소로 수석 셰프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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