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이 통했다…지동원 멀티골의 원인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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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마음이 통했다. 지동원(22·아우크스부르크)이 50일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지동원은 15일(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임펄스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29라운드 홈 경기에서 혼자 두 골을 넣으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28분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은 지동원은 후반 10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대포알 같은 왼발 슈팅으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지동원은 전반 막판에도 골망을 흔들었지만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파울 판정으로 해트트릭을 아쉽게 놓쳤다. 지난 2월24일 호펜하임전 데뷔골 이후 50일 만의 골이다. 멀티골은 지동원이 유럽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지동원은 최근 A대표팀에서 아픔만 안고 돌아갔다. 지난달 26일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앞두고 지동원의 컨디션은 최고조에 올랐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카타르전에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지동원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긴장한 탓인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카타르의 밀집수비에 막혀 고전하던 지동원은 결국 후반 8분 이동국과 교체됐다. 후반 막판 들어온 손흥민이 극적인 2-1 결승골을 넣어 지동원과는 극적인 대조를 이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단짝 친구인 구자철이 부상을 당했다. 카타르전에서 옆구리 근육 부상을 입어 전치 6주 판정을 받은 것이다. 지동원이 데뷔골을 넣을 때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준 구자철이기에 지동원은 더욱 아쉬웠다. 조금만 실력이 떨어지거나 잘 모르는 선수에게는 패스조차 잘 하지 않는 유럽 축구 무대에서 구자철의 존재는 더욱 각별했다. 이중고가 겹친 지동원은 그라운드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골 사냥에 나섰다.

이날 지동원이 골을 터뜨리자 마르쿠스 바인지를 아우크스부르크 감독은 누구보다 기뻐했다. 지난 1월 영입 당시에도 바인지를 감독은 지동원에 대해 "골을 넣을 줄 아는 진짜 공격수"라며 극찬했다. 영입 후 12경기 연속 선발 출전시키며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지동원은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대에 보답했다.

이날 승점 3점을 추가한 아우크스부르크(6승9무14패, 승점 27)는 호펜하임(6승6무17패, 승점 24)을 제치고 16위로 뛰어올랐다. 잔류 마지노선인 15위 뒤셀도르프(7승9무13패, 승점 30)와 격차도 3점으로 좁혔다.

독일 일간 빌트는 지동원에게 양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2점을 부여했다. 독일 평점은 1점부터 6점까지이며 점수가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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