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얘기가 너무 길었던 것 같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그 동안 많은 기공식과 준공식에서의 즉석연설로 대중연설을 익혀 온 박 공화당 후보는 쉬운 말로 선거연설을 하려고 퍽 애를 쓰는 듯 싶었다. 곡가와 공무원 봉급을 올리겠다는 야당공약을 「가공적」인 것이라고 비판한 박 후보는 『그 공약을 실현하려면 막대한 세금을 받아내야 하는데 야당도 그것은 못할 것이고, 증세를 못하면 조폐공사에 기계를 더 두어 천억원 정도를 마구 찍어내야 할 것』이라고-.
그는 1시간 20분간의 연설에서 『재임기간 중 가장 고민하고 오래 생각한 끝에 결심한 것은 월남파병문제였다』고 술회하기도 했는데 이날 밤 측근자들에겐 『내 얘기가 너무 길었던 것 같다』면서 다음부터는 시간을 줄이겠다고-.
또 대전에서 찬조연사로 나선 이효상 국회의장은 어디까지 진담이고 어디까지가 익살인지 알 수 없는 연설로 청중들을 서너 차례 웃겼는데 『지난번에도 정신적 대통령이 한 분 있었지만 정신적 대통령에는 수의 제한이 없으니까 박 후보를 실질적 대통령으로 뽑고 다른 후보 6명은 정신적 대통령으로 모시자』고-. 【유성=김영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