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中에 민주·종교의 자유 수용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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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2일 미국은 "희망과 기회의 등대"라고 말하고, 중국이 두려움을 갖지 말고 자유와 민주와 종교자유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마지막날인 이날 베이징(北京)의 칭화대(淸華大)에서 약 400명의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자유 사회는 시민들이 자신과 그들 국가의 위대성을 추구하리라고 믿고 있다"면서 "다양성은 혼란이 아니며, 토론이 투쟁은 아니고, 반대 역시 혁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TV로 생중계된 이 연설에서 또 중국이 민주화되고 민주 선거가 지방에서 중앙으로까지 확대되기를 바란다면서 미국은 강력하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중국의 등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인들의 삶은 자유가 법과 함께 있으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종교의 자유는 두려워해야 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환영해야 하는 어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 모두가 소원대로 자유롭게 모여 예배를 가질 수 있도록 모든 박해가 종식되는 것이 나의 기도"라고 말하고 "신앙은 인간의 법을 넘어서는 도덕의 법을 의미하며, 물질적 이득보다 높은 의무들을 수행하도록 사람들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신중하고 진지하면서도 설교투는 피한 이 연설에서 중국인들과 중국 정부가 서방의 가치관들을 겁내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촉구하고, 미국이 중국보다 인간 정신이 번영하기에 더 나은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고 시도했다고 미국 소식통들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세계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미국 정착을 꿈꾸는 이유가 있다"면서 미국인들은 자유를 즐기고, 법을 준수하며, 지도자의 권력을 제한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종교행사를 가지려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역시 문제와 결점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들처럼 우리 역시 평등과 정의라는 이상을 달성하려는 오랜 여정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어떤 사람은 미국을 교회 정신이 깃든 국가로 부르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중 95%가 신을 믿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나 역시 그들중 한명"이라고 말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의 후계자로 부상해온 후진타오 (胡錦濤) 국가 부주석이 칭화대 동문 자격으로 부시 대통령을 청중들에게 소개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약 20분간의 연설에 앞서 후 부주석과 잠시 만났다.

연설에 이어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부시 대통령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규정한 '하나의 중국'정책에 대해 지지를 확인하는 한편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평화적 대화"를 거듭 언급했으나 평화적 통일은 강조하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의심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나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 거듭 지지를 밝혀왔다. 이는 미국 정부의 오래된 정책이며 이 점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 주석과의 회담을 비롯해 이번 순방에서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세계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이 미국 정책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주룽지(朱鎔基) 총리와 조찬을 함께 하고 오후에 만리장성을 둘러본 다음 17일 시작된 한.중.일 3개국 순방을 끝내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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