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여자계주 3천m 금…김동성 실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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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물결에 쌓인 태극기가 단상 위로 오른 것도 잠시 또한번의 억울한 판정에 울어버린 태극기는 펴보지 못하고 링크위에 쓰러졌다.네명의 낭자군이 치켜 올린 태극기의 함성도 가시기도 전에 또한번의 억울한 판정에 쇼트트랙 대표팀은 통곡했다.

한국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아이스센터에서 열린 여자계주 3천m 결승에서 라이벌 중국을 누르고 이번 올림픽 두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주민진(세화여고)-최민경(이화여대)-최은경-박혜민(이상 세화여고)의 순서로 바통을 주고 받은 한국 여자팀은 8바퀴를 남기고 주민진의 뛰어난 돌파로 중국팀을 제치고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했다.4분12초793의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한 한국은 1994년 릴리함메르,98년 나가노 올림픽에 이어 여자 3천m계주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3위는 캐나다가 차지했다.

이날 레이스서 한국은 중국 계주팀이 약점을 보인 선수간 터치동작의 헛점을 파고 들었다.

모두 27바퀴를 도는 여자 계주경기에서 한국은 예선 레이스와는 달리 주민진을 1번주자로 내세우는 변칙작전으로 시작했다.순발력이 좋은 주민진이 중국의 양양S와,지구력이 좋은 최민경은 양양A와 맞대결을 벌이며 역전의 시기만을 노렸다.찬스는 8바퀴째 체력이 떨어진 양양S가 릴레이 동작에서 타이밍을 놓치는 사이 주민진이 다음주자와 교체하지 않고 평상시보다 반바퀴 많은 두바퀴를 돌면서 대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남자 1천5백m에서는 결승에 오른 김동성(고려대)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2위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처리돼 금메달을 오노에게 넘겨줬다.전명규 감독은 즉각 항의했고,항의서도 공식 제출했으나 호주출신의 주심은 '이유없다'며 판정번복을 거부했다.안현수(신목고)는 준결승에서 1위로 달리다 넘어져 탈락했다.

솔트레이크시티=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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