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된 페북 OS 보니… 폰 꾸미기용 런처 수준?

중앙일보

입력

페이스북이 4일(현지시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모바일 운영체제(OS)가 유출됐다. IT전문블로그 안드로이드폴리스는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 OS ‘페이스북 홈’을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이를 인용해 “페이스북이 4일 ‘페이스북폰’을 발표하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보도했다.

안드로이드폴리스는 “입수한 OS는 알려진 것과 같이 홈 화면에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표시해주는 기능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직원만 OS 접속이 가능해 실제 구동화면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OS는 안드로이드 런처 형태의 소프트웨어로 추정된다. 런처는 스마트폰 화면을 꾸미는 용도로 흔히 사용되는데, 페이스북 홈도 애플리케이션(앱) 실행화면(홈 화면)을 변경해 페이스북 스타일로 꾸민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핵심 OS는 변경하지 않고 스킨을 입히는 수준으로 보인다. 대만 HTC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HTC 센스’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홈 화면 모습만 변경했다는 것이다.

런처에는 각종 페이스북 모바일 앱이 통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폴리스는 입수한 페이스북 홈 APK(안드로이드 앱 패키지 파일)를 분석해 몇몇 앱 아이콘을 발견했다. 게시물 작성, 메신저, 페이스북 카메라 등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한 앱과 친구(연락처), 설정, 바로가기 삭제 등 스마트폰 이용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앱 아이콘이 나왔다. ‘검색 버튼’에는 구글 로고가 그려져 있어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런처는 HTC가 아닌 다른 회사 스마트폰에도 적용 가능하다. APK 파일에서 삼성전자 터치위즈 UI용 런처 실행기도 함께 발견됐기 때문이다. 터치위즈 지원은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에도 페이스북 OS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테크크런치는 “특정업체 UI가 아닌 모든 안드로이드에서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추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페이스북 홈을 출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페이스북이 HTC와 협력해 OS를 만들어 새로운 사용자 경험(UX)를 만든 후 다른 제조사들을 설득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폴리스는 APK에서 앱이 적용될 휴대전화의 기본 사양을 담고 있는 ‘buld.prop’ 파일을 분석해 4일 공개될 페이스북폰 사양을 유추했다. 제조사는 HTC, 모델명은 ‘미스트(Myst_UL)’이며 지원하는 이동통신사는 미국 AT&ampamp;T였다. 안드로이드 4.1.2 버전에서 구동되고, 화면은 4.3인치 1280 X 720 해상도다. 지난달 초 유출된 HTC 페이스북폰의 사양과 동일하다.

페이스북은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맨로파크에서 언론행사를 개최한다. 페이스북이 지난주 발송한 초대장에는 “와서 우리가 안드로이드에 지은 새 집을 보라”는 문구가 담겨있다.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처음 모바일 OS를 언급했다는 점을 들어 ‘페이스북폰’ 발표를 점치고 있다.

조민형 기자 jomin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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