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석의그린세상] "최경주 응원 갑시다"

중앙일보

입력

‘호크아이’ 최경주(32·슈페리어)가 15일부터 열리는 닛산오픈 출전을 위해 LA를 찾았다.

최는 앞서 4개 대회에서 ‘모 아니면 도’식의 실력을 드러냈다. 자신의 시즌 개막전인 소니오픈에서 공동 7위로 돌풍을 예고했으나 피닉스오픈과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앰에서 연속 컷오프 통과에 실패했다.

지난주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3라운드까지 3일연속 3언더파를 치며 9언더파를 기록해 공동선두에 1타 뒤진 4위로 투어 데뷔 첫 승도 가시권에 뒀다.

특히 마지막날 한조로 나선 95년 브리티시 오픈 챔피언 잔 데일리(36) 그리고 2000년 에어 캐나다 챔피언십 우승자 로리 사바티니(26)와 전혀 뒤질 것없는 기량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최는 데일리의 조그만 몸짓 하나 하나에 열광하는 갤러리들로 인해 주눅이 든 탓인지 3오버파로 장을 마쳤다.

최종성적은 6언더파 공동 18위.

대회직후 기분이 상할 만 한데도 최의 검게 탄 얼굴엔 자신감 넘치는 웃음이 배여 있었다. 비록 ‘톱 10’에 들지 못했지만 자신의 계획에 한발자국씩 다가 서고 있음을 확인하는 표정이었다.

PGA 투어 입문 첫해인 2000년시즌에는 다소 부진,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2001년 시즌에 재도전해 상금랭킹 65위로 당당히 3년차로의 관록을 이어왔다. 분명 최는 매년 달라지 모습으로 그린에 등장했고 이를 성적으로 확인했다.

최는 이번 대회에 앞서 톱랭커들과의 맞대결시 찾아올 수 있는 중압감을 이기는 방법을 배울 것이라고 밝혔었다.

톱스타 데일리와 첫 대결에서 뜻을 이루진 못했으나 정상정복에 꼭 필요한 또 다른 경험에 최는 만족했던 것이다.

역도선수들은 어느 무게를 들지 못하며 자신의 한계라는 벽에 부딪힌다고 한다. 그러나 한번 그 무게의 역기를 들게 되면 그 자신감으로 더 무거운 역기도 들수 있게 된다.

역도선수였던 최경주는 그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더 잘알고 있다.

루키였을때 최경주는 투어를 주름잡고 있는 20여명의 톱랭커들이 출전하지 않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노려 보겠다고 했다. 그러던 최가 지금은 20여명의 톱랭커들과 정면승부를 원하고 있다.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이번 닛산오픈에서 최는 또 다시 변해 있을 것이다. 여기에 많은 한인들의 응원은 정상을 향해가는 최경주의 사기를 북돋을 게 분명하다.

LA지사 문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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