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고건 총리 지명 지지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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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지명자에 대한 인물평은 무난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지지하는 측은 그의 행정경험이 국정을 안정궤도에 올려 놓아 盧 당선자의 개혁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안정 총리' 카드는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김동선 기자 <kdenis@joongang.co.kr>

*** 조정·통합력 뛰어나

고건은 '재목'이다. 새 사람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지만 일을 중심으로 볼 때 새 사람.옛 사람 혹은 나이로 따지는 것은 비합리적인 기준이다.

개혁 성향이 아니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너무 개혁적으로 반부패 투명행정을 할까봐 걱정이라면 동의한다.

서울시장 재임시의 가장 큰 업적이라면 서울시의 '복마전 오명'을 벗게 해준 것이다. '민원처리 온라인 공개시스템'이라는 간단하면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이뤄냈다.

고건은 실용주의자다. 공직 첫 프로젝트가 조림(造林)이었고,인터넷 환경을 일찍이 활용했다. 서울시에 '국제경제자문단'을 설립했고 '디지털 미디어시티'로 새로운 경제활력 거점을 조성했다.

고건은 조정 통합에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갈등이 있을 때 반대편 주장과 전문가 의견, 보통사람의 주장을 아우르고 토론으로 설득한다.

고건이 '정치색이 없다'는 것은 공직자로서는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다. 우리나라에 더욱 많아야 할 공직자 상이다. 공직자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정의 튼튼한 허리가 아닌가.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대통령과 총리의 궁합이다. 盧당선자가 고건을 지명한 것은 고심 어린 탁월한 선택이다.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내고, 지속 가능한 개혁을 뿌리내리고, 겸허하게 대화정치와 정책 협상을 이끌어내는 盧정부 초기의 공직시스템을 짜는 데 적역이다.

김진애 <서울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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