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간다는 김천의료원, 고통분담vs직원착취 대립각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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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료원 중 유일한 흑자를 기록하는 경상북도 김천의료원의 경영 개선 요인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직원들의 임금동결과 토요 무급근무가 골자인데 일각에서는 직원착취라고 비판하지만 의료원 측은 만성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합의 된 고통분담이라고 반박한다.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보건의료노조의 한 관계자는 “김천의료원이 흑자를 낼수 있었던 건 임금동결을 비롯해 주 5일제를 파기하고 토요일 무급근무를 시켰던 게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김천의료원이 흑자를 낼수 있었던 건 직원들을 착취한 결과라는 비난의 목소리다.

실제 지난 2012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경영평가에서 2011년을 기준으로 34개 지방의료원 중 의료수익으로 흑자를 본 기관은 김천의료원이 유일했다. 이 외 다른 수익료를 모두 합친 당기순손익에서 흑자를 낸 의료원은 7곳이었는데 이중 김천의료원의 순이익이 10억 4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김천의료원은 “만성적자였던 의료원이 존폐위기에 서 있는 시점에서 직원들이 합심한 고통분담이었다”고 피력했다.

김천의료원 관계자는 “지난 1983년 지방공사로 전환한 이후 2010년까지 26년간 단 한번도 흑자 경영르 하지 못하고 누적적자가 230억원에 이르렀었다”며 “특히 2008년에 경영적자가 25억 7800만원으로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김천의료원에 따르면 임금동결은 2008년 경영적자가 극심해진 이후 2009년과 2010년 2년동에 걸쳐 실시됐다. 이후 2011년에는 7.08%의 임금인상이 단행됐다. 2008~2010년 사이 지급되지 못했던 체불임금은 2011년 12월에 전액 지급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임금이 체불되는 상황에서 임금을 인상해 또 다른 체불임금이 발생하고 이때문에 근로자가 노동부에 고발을 하면서 체불임금을 우선 지급해야했다. 결국 병원운영에 필요한 진료재료 구입이나 전기세 수도료 등의 관리비 지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노사가 병원이 살아야 근로자도 살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토요일 무급근무와 관련, 의료원은 “2008년도 경영적자가 26억원에 이르면서 만성적자로 감독기관인 경상북도와 도의회는 물론 지역 언론에서까지 폐업과 매각이 거론됐다”며 “의료원 노사가 스스로 자구책을 모색하며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당시 노사화합 선언을 했는데 그 선언문의 주 내용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에 김천의료원은 2009년 3월 14일부터 토요일 진료를 실시했다. 토요진료를 실시한 이유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의료원으로서 토요일 진료공백때문에 지역 주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환자가 자연스럽게 병원을 외면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다.

이로인해 인건비와 관리비 등 고정비용은 늘 발생하는 데 반해 수익이 감소해 병원경영을 어렵게 함으로써 임금체불과 동결이라는 역효과가 발생해 토요진료가 대안으로 검토됐다는 것이다.

의료원 관계자는 “2010년에는 노조와 관계가 악화되면서 부서별 또는 개인별로 토요진료를 계속해야했다. 경영이 개선될 때까지 무급으로 한다는 서명을 개인적으로 날인해 병원에 제출했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천의료원이 토요진료를 시작하고부터 성과는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초 금요일과 월요일 환자가 토요일에 진료를 받을 것이란 우려와 달리 전 요일의 환자 수가 해마다 증가했다.

▲ 김천의료원 환자 추이

이 관계자는 “토요일 무급진료는 직원들 스스로 병원이 있어야 근로자도 있다는 생각, 고통을 나눈다는 마인드가 있어 실행될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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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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