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조영검사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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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미 여성들이 어느 정도 결론지어졌다고 생각했던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논쟁은 사실상 지난 2년간 계속되어 왔다.

바로 정기적인 유방촬영검사가 유방암환자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느냐는 문제다.

이 유방암 조기진단법이 매년 수천만 건씩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명쾌한 답변을 들어야 하는 것이 이용자들은 입장이지만, 학계내 논란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그 강도만 높을 뿐 별 관심을 받고 못하고 있다.

이 논쟁이 다시 달아오르게 된 것은 지난 주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독립 자문단이 두 명의 덴마크 연구자들의 논문이 충분한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센터의 암관련 데이터베이스에 이 내용을 포함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부터다.

이들 덴마크 학자들은 문제의 논문에서 유방조영검사의 장점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미흡하다는 혹독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국립암연구소는 40대 이상의 여성들에게는 유방조영검사를 받도록 권유하는 기본 방침을 당분간 그대로 유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방침은 재검토될 예정이다. “매우 복잡한 문제다. 유방촬영검사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검사를 받는 것이 잘못됐다는 아니다”라고 NCI의 암예방과 책임자 피터 그린월드 박사는 설명한다.

이러한 논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이 여성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 검진을 계속 받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은 논쟁의 초점이 건강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유방암 조직이 발견된 뒤에 실시되는 것은 예외이며, 또 이전에 유방암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가족구성원 가운데 이 질병에 걸린 사람이 많아 발병가능성이 높은 여성들도 제외된다.

지난 10월 국제의학저널 란셋에 발표된 문제의 연구논문은 건강한 여성이 받는 정기 유방촬영검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하고 있다.

논문의 저자들은 유방조영검사로 유방암환자의 사망률이 실제로 낮아지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된 일곱 건의 대규모 임상실험(이중 몇건은 30년전의 것이다)을 재검토했는데, 훌륭한 의료기관의 최신 기술을 이용해 재검한 결과, 이들은 일곱 건의 연구 가운데 다섯 건이 실험이 엉성하거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결과에 있어서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험이 엉성하다고 편명된 다섯 건중 한 임상실험은 정기적인 유방조영검사가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30%가량 줄여준다는 결과를 냈었다.

나머지 두 실험의 결과는 이 검사가 어떤 도움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연구논문에서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유방조영검사를 받는 여성들이 그렇지 않는 여성보다 사망률이 낮다는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충분치 못하다.

이에 대해 의학계는 즉각적이고도 격렬한 반응을 나타냈다. 덴마크 연구진들이 이용한 연구방법에 결함이 있으며, 그간의 연구들을 너무 서둘러 폐기하려 한다는 비판도 일었다.

한편, 유방촬영검사와 암치료법이 앞서 언급된 임상실험이 진행된 지난 70, 80년대보다 더욱 향상되었다는 사실도 지적되었다. 또한 이 연구진들이 값비싼 유방암 촬영프로그램이 주는 장점을 일부러 외면하는 이유가 모종의 정치적인 또는 금전적인 동기부여에서 오지 않았나하는 의심도 일고 있다.

하지만 양 진영의 의견을 전부 취합해볼 때 유방조영검사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너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정확하게 한다한들 유방암 조기발견을 놓칠 확률이 10% 내지 15%는 된다.

또한 이 검사는 오진의 가능성(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미국에서, 검사결과 “비정상”으로 판정된 경우 2% 내지 11%만이 실제 유방암인 것으로 밝혀졌다.

“비정상”으로 판명된 많은 여성들이 유방암을 걱정하며 다시 이 검사를 받거나, 침생검이나 생검을 받아야 한다. 이들은 상처나 감염 또는 불필요한 시술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 검사는 아주 중요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암은 조기에 발견될수록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의 폭이 넓은데, 덴마크 연구진들은 이 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유방암 조직이 작을 경우, 항암화학요법이나 유방보존절제술 또는 항호르몬요법들이 가능하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오진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 해도 조기진단으로 받는 혜택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다.

사실, 서서히 증식하는 암세포 가운데 일부는 치료할 필요가 없는데도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전문의가 이러한 경우를 구분할 수 있고 환자에게 자신있게 말해 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런 암조직은 85살 될 때까지 생명에 위협을 주지 않기 때문에 건드릴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아직 의학의 발달이 여기까지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의학계의 많은 부분이 그렇듯, 의사와 환자들은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의사들은 정기 유방조영검사로 환자의 목숨을 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라고 UCLA 의과대학 패트리샤 갠즈박사는 말한다.

그러나 유방암으로 판명된 여성들은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걸 원치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CHRISTINE GORMAN (Time) / 안선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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