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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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올해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은 것에 대해 주택업체 CEO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소비자를 사로잡을 상품은 준비하고 있나. 터놓기 어려운 속사정도 들어봤다.

"올해 워크아웃에서 졸업해 재도약의 해로 삼겠다."

대우건설 남상국(南相國.58.사진)사장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자율경영체제로 전환한 데 이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홀로 서기'에 나서겠단다. 그는 대우건설 공채 1기로 1974년 2월 입사해 30년째 근무하고 있는 대우건설의 산증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3조5천억원에 세전이익 1천8백~2천억원을 기록했다. 5조5천억원어치의 공사를 따내 수주 잔고가 11조6천억원으로 3년 정도 먹고 살 식량을 마련해 놓았다. 특히 주택 2만3천여가구를 공급해 2년 연속 업계 공급 실적 1위를 지키고 있다.

-언제 워크아웃을 졸업하나.

"3월께 나올 지난해 경영평가 결과를 토대로 졸업 여부가 결정된다. 늦어도 6월 안에 졸업할 것으로 본다."

-저가 수주를 한다는 비판이 있다.

"충분히 수익성을 보고 뛰어든다. 저가수주했다면 어떻게 좋은 실적을 내겠느냐."

-올해 주택 공급계획(2만1천여가구)이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는데.

"지난해 같은 부동산 경기 활황이 계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무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아파트.주상복합 등에 따라 브랜드가 달라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한다.

"각개격파식 상품별 브랜드 전략이었는데 숫자가 많아 브랜드 이미지가 약해졌다. 올해 새로운 통합브랜드를 선보일 것이다."

-워크아웃 이후 소유 형태는 …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지분 80%를 갖고 있는 대주주인 금융권이 계속 대주주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나머지는 주가가 올라가면 팔 것으로 생각한다."

(액면가 5천원에 출자전환됐으며 현재 주가는 2천5백원 정도다.)

-직원들이 원하는 소유 형태는.

"대우의 기술력에 외부 파이낸싱이 접목하면 해외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둘 것이다. 하지만 소유 형태는 투자자와 대주주간 협상 문제여서 우리는 어떻게 할 수 없다. 열심히 일해 이윤을 남겨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

-앞으로 구조조정은 없나.

"2000년 회사분할 때 9백여명이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로 나갔다. 그때는 법적으로 가능했지만 지금은 인위적 구조조정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4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

-새로운 인사제도를 마련 중이라는데.

"평가.보상시스템이다. 연봉을 정해 적자생존방식으로 간다. 점수제 등 다양한 평가요소를 둬 자격요건이 돼야 진급하게 된다. 학점이 모자라면 졸업하지 못하는 식이다."

-새 정부에 바라는 주택 정책은.

"왔다갔다하는 정책은 시장의 불안감만 키운다.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길 바란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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