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컵] "골 가뭄은 기량탓"

중앙일보

입력

'차라리 해설하는 차범근이 뛰는 게 낫겠다.'

28일 새벽 북중미 골드컵 멕시코와의 8강전을 지켜보며 많은 사람들이 골잡이 없는 한국 축구의 답답한 플레이에 가슴을 쳤다.

이달 초 미국 전지훈련을 떠난 뒤 LA 갤럭시와의 연습경기 포함, 네 번의 경기에서 한국팀이 올린 득점은 단 한 골. 황선홍과 최용수.김도훈.이동국.차두리.이천수 등 월드컵 본선에서 뛸 공격수를 대부분 뛰게 하고도 고작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다. 유일한 득점도 공격수가 아닌 송종국이 기록한 것이다.

특히 28일 멕시코전에서는 골결정력 부족의 '정수'를 보여줬다. 전반 29분 박지성이 일대일 찬스를 놓친 것을 시작으로 후반 1분과 10분에는 차두리와 김도훈이, 후반 35분에는 이동국이 허둥대다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켰다.

히딩크 감독이 최근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홈런이 돼도 좋으니 과감하게 슛하라"며 독려한 덕분에 예전에 비해 과감한 슛이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마무리하는 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같은 골 기근 현상에 대해 시즌 뒤 바로 전지훈련이 이어지면서 선수들의 피로가 심해진 탓도 있지만 공격수들의 기량 부족을 주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신문선 중앙일보 축구 해설위원은 "대표팀 공격수들의 개인기가 처지고 슈팅 템포도 외국 선수들에 비해 한 박자 늦다"면서 "여러 상황에서의 슈팅 연습을 집중적으로 반복하는 것만이 골결정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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