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커진 인터넷쇼핑몰 서비스는 여전히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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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난해 6월 주부 김모(30·서울 성동구)씨는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5만2000원을 주고 원피스를 샀다. 막상 제품을 받아보니 사진으로 보던 것과 달라 반품을 요청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흰색 옷은 반품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려놨다”며 요구를 거부했다. 김씨는 “옷이 사진과 다른 원단을 쓴 것인데 흰색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냥 입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흰색 등 옅은 색 계열이라는 이유만으로 환불을 거부하는 것은 청약 철회 방해 행위에 해당된다. 또 사이트에서 미리 알렸다 해도 반품 요구를 거부할 수 없도록 관련 법에 규정돼 있다.

 온라인 쇼핑몰은 매출액 규모가 백화점을 추월할 정도로 이미 시장이 커졌다. 그러나 고객 서비스나 소비자보호정책은 여전히 허술한 곳이 많다.

 18일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가 지난 한 해 동안 소비자들이 많이 찾은 인터넷 쇼핑몰 100곳을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종합몰은 물론 오픈마켓·구매대행·의류 등 분야에 관계없이 온라인 쇼핑몰은 전반적으로 고객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 상담 및 모니터링 업무를 하는 곳으로, 각 사이트를 이용한 적 있는 고객 40명씩을 상대로 상담 서비스 수준과 쇼핑 편의성, 제품 정보의 신뢰성, 개인정보 보안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40점 만점에 30점을 넘은 업체가 100곳 중 현대Hmall·교보문고 두 곳뿐이었다. 최은희 서울시 민생경제과 주무관은 “온라인 쇼핑몰은 상담하기 어렵고 제품을 받은 후 불만을 제기해도 빨리 해결되지 않아 불편하다는 사람이 많았다” 고 설명했다.

 티켓 판매업체 무비365는 100점 만점인 종합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56.62점)를 받았다. “이용약관이나 개인정보 취급 방침 등 필수 항목을 초기화면에 표기하지 않은 점이 낮은 점수를 받은 주요 요인”이라고 시 관계자는 밝혔다. 종합몰 마켓인서울과 여유쇼핑·지인샵, 의류 쇼핑몰인 톰앤래빗, 가전몰 와싸다닷컴·쿠퍼스부쉬 등은 소비자 보호 조사에서 하위권에 속했다. 시 관계자는 “보안 서버를 설치하지 않는 업체의 점수가 낮았다”고 말했다.

 분야별 종합평가 1위는 종합몰은 현대Hmall, 오픈마켓은 인터파크, 컴퓨터는 컴퓨존, 의류 보리보리, 가전 하이마트, 화장품 리오엘리, 도서 교보문고, 식품 CJONmart, 소셜커머스 쿠팡, 여행 하나투어, 티켓예매 티켓링크, 구매대행 엔조이뉴욕 등이다.

김성탁·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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