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홀 연속 홀인원, 1700만분의 1 기적 만든 두 회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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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내 골프장에서 지난 주말 기적 같은 ‘백 투 백(back to back) 홀인원’이 나왔다. 두 골퍼가 같은 홀에서 연속해 홀인원을 한 것이다. 미국의 내셔널 홀인원 레지스트리에 따르면 동반자가 나란히 홀인원을 기록할 확률은 1700만분의 1이다. 일반 홀인원 확률 1만2000분의 1보다 무려 1417배나 어렵다. 회사원 오정일(39)씨와 조용진(40)씨가 주인공이다.

 지난 16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골프장. 오씨는 파3인 11번 홀(145m)에서 7번 아이언을 잡았다. 잘 맞은 공은 홀 왼편 3m 거리에 떨어지더니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린이 오르막 언덕 위에 있어서 공의 행방을 끝까지 살피기가 쉽지 않았다. 이어서 조용진씨가 8번 아이언을 휘둘렀다. 홀을 향해 날아가던 이 공 역시 시야에서 자취를 감췄다.

 오씨와 조씨는 어프로치 샷을 하기 위해 캐디에게 웨지를 청했다. 그런데 그린 주변에서 공을 찾을 수 없었다. 이때 또 다른 동반자 임현철(43)씨가 “우와~ 두 사람 다 홀인원!”이라고 외친 뒤 홀을 향해 넙죽 절을 했다. 오씨의 볼빅 분홍색 공과 조씨의 연두색 공이 나란히 홀 안에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생애 첫 홀인원이었다. 오씨는 “홀인원을 하면 3년 동안 재수가 좋다는데 동반자와 함께했으니 최소한 6년 동안은 재수가 좋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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