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할인점 K마트 사실상 부도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서 월마트 다음으로 큰 할인점인 K마트가 부도사태에 직면, 이를 피하기 위해 이르면 22일(현지시간)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역에 2천1백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K마트는 25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22일 회사 관계자 말을 인용, "K마트 이사회가 21일 오후 법정관리 신청을 결의했다"고 보도했다. 47억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재조정하기 위해서는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9.11 테러사태 이후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린 것도 자금부담을 가중시킨 한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K마트에 식료품과 잡화류를 독점 공급해온 플레밍사가 공급중단을 선언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K마트가 상품대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7천8백만달러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상의 부도인 셈이다.

K마트는 연말 대목인 지난해 12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소폭이지만 줄어든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영위기설이 불거졌다.

이 기간 중 경쟁업체인 월마트는 매출이 8% 증가했다. 매출부진과 경영위기설로 인해 지난해 8월 10달러를 웃돌던 주가는 현재 1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회사측은 법정관리 신청과는 별개로 JP모건 체이스 등으로부터 20억달러를 빌리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K마트가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체 매장의 25%인 5백개 가량을 폐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들 점포들은 대부분 적자를 보고 있는 것들이다.

월마트와 같이 1962년 설립된 K마트는 초기에는 대도시에 주로 매장을 설립해 교외의 중소도시를 목표로 삼은 월마트와의 경쟁이 심하지 않았다.그러나 월마트가 저가 할인정책을 앞세워 대도시로 진출하면서 시장을 잠식당했다.

K마트도 뒤늦게 할인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철저한 물류관리로 원가를 절감해 온 월마트를 극복하기엔 힘이 부쳤다.

K마트는 최근 패밀리 레스토랑 데니스를 기사회생시킨 제임스 애덤슨을 회장으로 영입해 강도높은 구조조정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