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축구, ‘징크스를 깨라’

중앙일보

입력

"징크스를 깨라."

대표팀에게 전달된 특급 명령 1호다. 지난 20일(한국시간) 미국 전에서 대표팀은 국제대회 첫 경기에 약하고 큰 경기에서 퇴장 당하는 징크스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월드컵 개최국으로 온 국민의 염원하는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한국은 첫 경기에 약한 경기력과 퇴장 ‘징크스’에 대한 악몽을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 첫 경기를 잡아라.

첫 경기 단추를 잘 꿰지 못하다 보니 다음 경기가 자연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히딩크 감독 부임이후를 보자. 첫 국제대회였던 칼스버그컵 노르웨이전에서 3-2로 패했다. 또 두바이 4개국대회 모로코전에선 1-1로 비겼고 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와의 전에선 5-0으로 참패했다.

특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2차 전(멕시코), 3차 전(호주)을 승리로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1차 전 패배가 예선 탈락으로 이어지는 쓴 맛을 봐야 했다. 히딩크 감독 부임이후 국제대회 첫 경기 승리는 이집트 4개국 이란 전(1-0승) 뿐이었다.

이밖에도 시드니 올림픽 스페인 전(0-3패)의 충격은 모로코, 칠레전(이상 1-0승)을 이겼어도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래서 대표팀이 본선 1차 전 상대인 폴란드(6월 4일 화 부산)와의 첫 경기가 중요한 이유는 너무도 자명하다. 2,3차 전을 잘 싸워 승리로 이끌어도 1차 전 패배가 자칫 큰 낭패를 부를 수 있기 때문.

◇ ‘퇴장 조심’

한국은 그 동안 큰 경기에서‘퇴장’이라는 ‘덫’ 때문에 종종 경기를 어렵게 이끌곤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랑스월드컵. 1차전 멕시코 전에서 하석주는 골을 넣은 후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상대선수에게 백태클을 가해 퇴장을 당했다.

이어 2000년 4월 한·일전에선 김태영이 시드니올림픽 칠레 전에서 이천수가 상대선수를 걷어 차 레드 카드를 받았다. 김상식은 2000년 12월 한·일전에 이어 지난 해 9월 나이지리아전에 퇴장을 당해 고개를 떨궜다.

현대 축구는 공격자를 최대한 보호하는 공격적인 축구로 흐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이 같은 흐름을 위해 위험한 플레이에 대해선 가차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드는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대표팀도 시대적 흐름을 따라 ‘퇴장’이라는 허물을 벗어 던져야 할 때다.

Joins 이병구 기자 <Lpga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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