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 '외국 큰손' 선물시장에 등장

중앙일보

입력

최근 국내 선물시장에 외국인 '큰 손'이 또하나 등장했다.

그동안 가장 큰 투기세력으로 알려진 '홍콩 물고기'를 훨씬 능가하는 초단기 투기자금이 속속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외국계 선물 담당자들은 이를 '빅 브라더스(Big Brothers)'라고 부른다. 하나의 세력이 아닌 2~3개의 투기성 자금이 연합해 들어오고 있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규모도 하루에 7천계약 이상으로 홍콩물고기의 2배 가량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이 자금은 미국계이지만 주문은 일본.홍콩에서 나오고 있어 정체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을 포함한 외국인 투기 세력이 활개치면서 선물 매매 패턴도 종잡을 수 없다.

외국인들은 17일 오전까지만 해도 2천계약 가까운 순매도를 보이다 오후1시30분 이후 갑자기 2천계약 순매수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지난 15일 8천8백91계약을 순매도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도 외국계 초단기자금의 '치고 빠지기 전략'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홍콩 물고기'는 'Trout(송어)'란 계좌명으로 하루에 3천~4천계약 정도를 운용한다. 이들은 일반적인 외국계 자금과는 달리 수시로 포지션(매매 입장)을 바꾸는 변칙적인 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장중에도 일정 방향으로 매매를 이끌다가도 일순간에 청산에 나서는 바람에 멋모르고 '추종매매'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만 골탕먹기 일쑤였다. 다만 이들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이름처럼 홍콩계 자금이 아니라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카리브해 '케이멘 제도'에서 나온 돈"이라고 말했다.

김현기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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