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대한항공 '목마른 첫승'

중앙일보

입력

`1승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대한항공의 `삭발투혼'마저 승리의 여신으로부터 외면당했다.

16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2배구슈퍼·세미프로리그 남자부 상무와 대한항공의 경기. 대한항공 감독대행인 최천식 코치는 사령탑으로서 위엄도 세우고 어수선한 팀분위기도 바꿔놓을겸 평소와 달리 유니폼 대신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코트에 나타났다.

선수들 또한 눈빛부터 달랐다. 노장 김종화와 세터 이성희를 비롯해 2년차 윤관열과 박석윤 등 주전 대부분이 머리를 짧게 깎고 경기 전 힘찬 구령과 함께 코트 위를 나뒹굴었다.

최 코치는 "한전에 완패하고 일부 선수들이 머리를 깎았다"며 승리에 대한 집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실전에 들자 대한항공의 투혼도 별로 효과를 내지 못했다.

고비마다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는 것은 여전했고 윤관열-박석윤의 좌,우 쌍포도 승부처에서 침묵, 세트스코어 0-3 완패의 결과를 낳았다.

첫 승도 올리지 못하고 4연패. 공동 꼴찌를 못 벗어난 데 충격을 받은 것일까? 최 코치는 경기가 끝난 뒤 잔뜩 굳은 표정으로 인터뷰 요청도 사양한 채 곧바로 버스에 올라탔다.

슈퍼리그 개막 전 현대캐피탈, LG화재 등과 함께 3중 전력으로 꼽혔던 대한항공의 이유없는 추락에 대해 배구팬들은 그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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