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단체, 축구대표팀 환영회 놓고 갈등

중앙일보

입력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와 월드컵 남가주후원회가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환영회를 19일(한국시간 20일) 저녁 30분 간격을 두고 별도 개최키로 하는 등 양 단체의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후원회는 지난 10일 북중미 골드컵 출전을 위해 샌디에이고에서 훈련중인 축구대표팀이 미국대표팀과 1차 예선을 벌이는 19일 오후 6시 LA 시내의 윌셔 그랜드 호텔에서 환영만찬을 갖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한인회는 11일 같은날 오후 6시30분 코리아타운내 아로마 스포츠센터에서 범교포차원의 환영식을 열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기환 한인회장은 "범 한인사회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환영회에 대해 후원회측이 한번도 한인회 등 어떤 단체와 의논한 적이 없다"며 "가급적 많은 단체와 한인들이 참석할 수 있는 환영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칼렛 엄 후원회장은 "환영회를 위해 한인회와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반응이 없었다"며 "19일 환영만찬을 갖는다는 것을 아는 한인회가 같은날 환영식을 연다는 것은 다분히 감정적인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엄 회장은 2년전 한인회장 선거에서 하 회장에게 패하자 유권자 등록명부 누락등을 이유로 한인회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및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당했었다.

하 회장은 작년 봄 한국 월드컵조직위원회가 남가주후원회를 인정하는 단체가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후원회 집행부를 후원회측과 사전협의없이 선임함으로써 정통성 시비를 촉발한 바 있다.

한인회는 환영회 날짜가 후원회측이 행사일정을 발표하기 전에 이미 결정됐던것이기 때문에 대표팀 일정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후원회는 대표팀과 이미 합의가 끝난 상황이므로 한인회측 행사일이 조정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팀이 선수들의 보안문제를 들어 환영행사 참석을 한차례로 제한하고있는데다 골드컵 한미대결이 19일 오후 5시께 끝나 시간적으로도 촉박하기 때문에두 단체의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한 환영식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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