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수뇌부 교체, 공격경영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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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왼쪽)이 우치야마다 회장 내정자(가운데)와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는 조 현회장과 손을 맞잡고 있다. [도쿄 로이터=뉴시스]

일본의 대표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가 회장을 교체하고 사업부문을 분리하는 등 전면 경영 쇄신에 나섰다. 대규모 리콜 사태 같은 그간의 악재를 마무리하고 엔저를 호기 삼아 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요타는 6일 조 후지오(張富士夫·76) 현 회장이 오는 6월 주주총회 이후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우치야마다 다케시(內山田竹志·67)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우치야마다는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의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창업 4세인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57) 사장은 유임돼 5년째 회사를 이끌게 됐다. 그는 이번 조직 개편에 대해 “도요타가 품질과 고객만족이라는 핵심가치를 손상시키지 않고 성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매출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창사 76년 만에 처음으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마크 호건 전 부회장, 가토 하루히코 일본증권중앙예탁기관(JASDEC) 대표 등 3명이 사외이사로 내정됐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일본 산업계에서 외국인을 사외이사로 내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도요타는 자동차사업부문을 럭셔리·부품·개발도상국·선진국 등 총 4개 부문으로 나누는 조직 개편안도 함께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이 같은 도요타의 변화에 대해 “일개 자동차 회사를 넘어 일본 산업계 전반의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날 도요다 사장은 사사키 시니치 품질담당 책임자, 니미 아쓰시 생산담당 책임자, 후노 유키토시 개발도상국시장 책임자 등 3명의 부사장이 은퇴한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 4년 전 도요다 사장이 취임할 때 함께 부사장에 임명됐다. 2009년 시작된 대규모 리콜 사태와 동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부품 생산 중단 위기를 극복해낸 주역들이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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