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 년 전 북극엔 낙타가 살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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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최북단 엘스미어섬에서 발견된 고대 낙타의 정강이뼈 화석 [사진 캐나다자연사박물관]

대표적인 사막 동물인 낙타가 먼 옛날 북극 주변 지역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5일(현지시간) 북극해와 접한 캐나다 엘스미어섬에서 고대 생물의 정강이뼈 조각 화석 30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화석의 뼈 단백질(콜라겐 타입1) 양을 측정한 결과 이 생물은 약 350만 년 전에 살았던 낙타의 직계 조상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과학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연구팀은 당시 살았던 낙타(높이 2.7m)가 오늘날 낙타보다 30%가량 몸집이 크고 보다 많은 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고대 북극 낙타가 살았던 시기의 엘스모어섬은 지금보다는 따뜻하지만 연평균 기온이 영하 1.4도에 눈보라가 치는 곳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맨체스터대의 마이크 버클리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낙타가 뜨거운 사막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먼 옛날 정반대 환경에 적응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북극의 추위·어둠과 싸우느라 혹 속에 지방을 저장하고, 눈 위를 걷느라 평평해진 발은 오늘날 모래 위를 걷는 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는 얘기다. 낙타는 약 4500만 년 전인 에오세(신생대 3기의 두 번째 시기) 때 북미대륙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알래스카~러시아 사이의 베링 지협을 가로질러 유라시아 대륙으로 이동했다는 게 학자들의 생각이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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