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선정적ㆍ잔혹게임 탐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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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중ㆍ고생들 사이에 선정적이고 잔혹한내용의 일제CD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어 청소년 정서를 크게 해치고 있다.

특히 중ㆍ고생들이 즐기는 게임CD는 비정상적인 성관계나 시체를 토막내고 심지어 상대편을 불에 태우거나 찢어죽이는 등 비상식적이고 잔혹한 장면들이 주내용이며, 도심 캐릭터상점이나 학교주변 등에서 CD 1장당 1만원에 팔리고 있다.

연애 시뮬레이션게임 '동급생' 등은 한 남학생이 여러 여학생과 성관계를 가지며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비하하는 등 청소년에게 비뚤어진 성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퍼즐을 풀면서 여학생의 옷을 하나씩 벗기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유작(ISAKU)'이라는 게임도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학교 수위가 여학생을 성폭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밖에 '델타포스' '레드스톰' '어둠의 전설' 등 일부 전략 시뮬레이션게임들은시체를 토막내거나 불에 태워 죽이는 장면 등을 담고 있어 잔인성과 폭력성이 극에달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최근 폭력과 범죄조직을 묘사한 영화 '친구'를 보고 급우를살해한 청소년이 나타났듯이 컴퓨터게임도 모방범죄의 온상이 될 우려가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동국대 경주병원 신경정신과 손인기 교수는 "학교와 가족관계 등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범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오락게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성인과달리 판단력이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이 범죄에 빠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경주YMCA 청소년사업부 나대활 간사는 "청소년들이 직접 참가해 즐길 수 있는프로그램이나 봉사활동 등을 활성화 해 가상공간이 아닌 구체적 현실에서 기쁨을 맛보게 해야 한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경주=연합뉴스) 홍창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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