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맨 “김정은, 오바마 전화 기다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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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맨(52·사진)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호의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로드맨은 3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김정은이 미국과의 전쟁을 원치 않으며 오바마에게 원하는 바는 단 하나, 그에게 전화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농구를 매개로 김 제1위원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화를 주선하는 등 핵실험 등으로 벌어진 북·미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모습까지 보였다. 북·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김정은은 농구를 좋아한다. 오바마도 농구를 좋아한다고 내가 말했다. 거기서부터 시작해보자”며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평양 방문 당시 김 제1위원장을 “대단한 친구”로 표현했던 로드맨은 이날도 “인간 대 인간으로서 나는 김정은의 친구다. 그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북한 방문 시 받은 환대의 여운이 여전히 남은 듯했다.

 선수 시절 ‘코트의 악동’으로 불렸던 로드맨은 지난달 26일 TV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미 묘기농구단 할렘글로브트로터스의 일원으로 평양 땅을 처음 밟았을 때는 별명과 달랐다. “농구를 가르치고 이곳 주민들과 대화하기 위해 왔다”며 조용히 이야기했다. 하지만 28일 농구광으로 유명한 김 제1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농구경기를 관람하고 호화만찬에 참석하는 등 국빈급 대접을 받자 개인적 찬사를 이어갔다. 그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김일성 전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일 로드맨의 방북이 개인 자격이라며 선을 그은 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먹여 살려야 할 때 외국인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는 데 돈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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