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그린스펀 내주초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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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크로퍼드의 목장에서 연말연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7일 백악관에 귀임하는대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만날 계획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승리의 여세를 몰아 내치 쪽으로 눈을 돌림으로써 올 가을 중간선거 승리의 터전을 다지려는 부시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그린스펀 의장과 독대를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악관 관계자들은 4일 부시-그린스펀 면담 계획을 확인하면서도 '대통령과 FRB 의장이 정례적으로 갖는 회동의 하나일 뿐'이라며 애써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는 것을 꺼렸다.

9.11 사태 이후 부쩍 높아진 국민의 안보 의식을 겨냥해 경기부양책을 아예 `경제안보계획'으로 바꾼 부시 대통령은 5일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에서 시민, 노동자, 기업인들에게 추가 세금 감면과 실직자 지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경기 대책의 타당성을 직접 호소하며 여론 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5일의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도 경제 문제를 집중 다루며 경기부양책의 의회 통과를 저지시킨 야당에 비난의 화살을 퍼부은 뒤 워싱턴에 귀임하자마자 경제팀을 소집하고 경기침체에 9.11 사태의 후유증까지 겹쳐 휘청거리고 있는 경제의 회생 방안을 챙길 방침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경제 실정을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 아래 부시 행정부를 강력히 몰아붙일 계획이어서 워싱턴의 정계는 경제 정책 공방으로 신년 벽두부터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토머스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4일 부시 대통령의 감세 정책이 재정을 파탄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구체적인 경기 회복 일정을 제시하라고 공박했다.(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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