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거부반응 유전자 제거 복제돼지 탄생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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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국내 연구진이 인체 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한 복제돼지를 세계 처음으로 생산해 내는데 성공한 것은 돼지를 통해 인체 장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까지 돼지복제 연구는 영국과 일본에서 2차례 성공한 적이 있으나 이들 연구는 인체 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하지 않고 체세포 복제를 이용하는데 그쳐 임상적용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지적해 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돼지에 인공수정을 시킨 뒤 임신 40-60일 가량 된 돼지태아를 인공적으로 유산시켜 이 태아에서 인간의 배아세포보다 좀 더 발달한 단계인`태아섬유아세포'를 추출, 세포내에 있는 인체거부반응 유전자를 없애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다음, 일반적인 복제가 핵이 제거된 미수정 난자에 우량 소나 돼지의 체세포를 넣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이미 유전자조작을 거친 태아섬유아세포를 난자에 삽입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즉 이번 연구는 복제돼지를 생산하는 기존의 기술에 체세포에서 인체거부반응유전자를 제거하는 형질전환 기술을 합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곧바로 인체에 이식이 가능한 장기 생산과 이식단계로 들어선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연구진은 이 복제돼지를 특정병원균에 감염되지 않는 조건에서 키워야하고 생장발육 과정에서 특정 유전자가 제거된 돼지의 장기 이상유무와 특정 질환감염 여부 등을 세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다수 과학자들은 이번 복제돼지가 실제 임상에 적용되려면 앞으로 최소 4-5년의 연구가 더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축산기술연구소 임기순 박사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체세포복제기술에 형질전환기술을 접목한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사람을 위한 장기가 모자란 상황에서 인체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한 복제돼지를 생산함으로써 이종간 장기이식의 길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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