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때 매운 안방마님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공격형 포수’의 경연이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국가들은 모두 일발장타를 갖춘 포수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대표팀의 류중일(50) 감독은 일찌감치 강민호(28·롯데)를 주전 포수로 낙점했다. 지난해 타율 0.273, 19홈런·66타점을 기록한 강민호는 국내 포수 중 홈런·타점·장타율(0.468)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포수 중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낸 건 강민호가 유일했다.

 강민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2회 WBC에 참가하며 경험까지 쌓아 예비 엔트리 발표 때부터 대표팀 주전 포수로 일찌감치 거론됐다. 지난 23일 열린 NC와의 평가전에서는 대표팀 타자 중 가장 먼저 홈런포를 가동하며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일본 포수는 더 막강하다. 명문 요미우리 소속으로 대표팀 주장을 맡은 아베 신노스케(34)다. 그는 요미우리의 4번 타자를 맡아 지난해 타율 0.340(센트럴리그 1위), 27홈런(2위)·104타점(1위)을 기록했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를 맡으면서도 2001년 데뷔 후 1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 낸 거포다. 최근 평가전에서 부진하지만 야마모토 고지(67) 일본 감독은 “아베는 팀의 리더”라며 두터운 신임을 보내고 있다.

 ‘야구종가’ 미국은 조 마우어(30·미네소타)를 대표팀에 불렀다. 그는 고교 시절 통산 120여 경기에 출장해 단 한 개의 삼진만 당했을 만큼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다. 2001년 드래프트 전체 1번 지명을 받았고, 2006년 포수론 처음으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이후 두 차례 더 타격왕을 차지한 그는 지난해에도 타율 0.319(4위), 출루율 1위(0.416)를 기록했다.

살바도르 페레스(左), 야디어 몰리나(右)

 중남미의 강팀 푸에르토리코는 야디어 몰리나(31·세인트루이스)에게 마스크를 맡긴다. 최근 5년 연속 포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몰리나는 이른바 ‘몰리나 삼형제(벤지·호세·야디어)’의 막내로 형인 호세 몰리나(38·탬파베이)와 함께 대표팀에 승선했다. 통산 도루 저지율 45%의 뛰어난 수비력은 물론 지난해 20홈런을 터뜨리면서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이 밖에 도미니카공화국은 지난해 18홈런·76타점을 기록한 카를로스 산타나(27·클리블랜드), 베네수엘라는 타율 0.301, 11홈런을 터트린 신예 살바도르 페레스(23·캔자스시티)에게 안방을 맡길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JTBC 해설위원은 “ 이 선수들은 수비력과 공격력을 모두 갖췄다. 마우어를 비롯해 뛰어난 포수들의 타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