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지구촌 이모저모] 유로 순조로운 첫 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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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류 초유의 연쇄테러와 21세기 첫 전쟁을 경험한 세계 시민들은 새해를 맞아 지구촌 곳곳에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벌이며 평화를 기원했다. 유럽에서는 유럽 단일통화인 유로가 역사적인 전면통용에 들어갔다.

○…유럽 12개국에서 유로화 통용이 개시된 1일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을 잇는 A9 고속도로의 톨게이트에서는 직원들이 거스름돈을 유로화로 내주는 일에 익숙지 않아 차량이 5㎞나 늘어섰다. 오스트리아 내셔널은행의 빈 지점에서는 한 직원이 유로화를 기존화폐로 착각하고 고객에게 돈을 내주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소한 혼란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자평.

○…유럽연합(EU)회원국이면서도 유로화를 채택하지 않은 영국 등 3개국에서는 유로화 도입문제가 다시 뜨거운 이슈로 부상. 영국의 피터 헤인 외무장관은 이날 "야당(보수당)주장대로 영국이 끝내 유로화를 채택하지 않는다면 주변국에 뒤처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웨덴과 덴마크 정치인들도 유로화 도입문제를 하루 빨리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촉구하는 등 초조감을 드러냈다.

○…각국 정상과 지도자들이 발표한 신년사의 화두는 '반(反)테러와 평화'였다.

1일 새해 첫 미사를 집전한 로마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고,용서가 없으면 정의도 없다"며 평화를 기원하는 신년 담화문을 발표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는 삼엄한 경비 속에 50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뉴욕의 전통적인 제야행사인 대형 크리스털 공 내리기 행사를 지켜봤다. 직경 1백80㎝ 크기의 크리스털 공을 둘러싼 5백4개의 삼각판에는 지난해 9.11테러 희생자들이 소속된 경찰과 소방서.항공사.증권사 등의 이름과 함께 각국명이 새겨졌다.

영국 런던에서도 트라팔가 광장과 웨스트민스터의 빅벤 타워.밀레니엄 돔 등에 20만명의 시민이 모여 대규모 거리축제를 즐겼고, 프랑스 파리에서는 에펠탑이 조명을 밝힌 가운데 샹젤리제 거리와 퐁피두 센터에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베를린.파리.뉴욕.도쿄=유재식.이훈범.신중돈.오대영 특파원 js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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