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그룹 총수 새해 화두 '글로벌 경쟁력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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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 현대차, 포항제철 등 주요그룹 총수들은 한결같이 새해 신년사에서 2002년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지배할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최우선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이건희 회장은 내년 1월2일 열릴 신년하례식에서 발표할 신년 메시지에서 새해에는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기회선점형' 기업이 될 것과 일류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디지털.소프트시대를 향한 변화에 누가 먼저, 정확히 대응하느냐가 승패를 결정한다"며 "10년, 100년 앞을 보고 준비하는 기회선점형 기업이 되지 않으면 존재는 하되 이익을 못내는 3류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업의 세계에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으며 영원한 것은 오직 시장과 고객 뿐"이라고 전제, "어떤 경쟁자와도 협력하고 제휴하는 상생의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SK의 손길승 회장도 새해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판단, 불확실성에 대비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 해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미국.유럽의 성장둔화와 일본경제의 장기침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의 급속한 경쟁력 강화가 우리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세계최고의 품질과 서비스, 그리고 질서와 원칙에 충실한 기업정신으로 미래를 앞서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SK는 이에 따라 새해를 다음 50년을 준비하는 첫해로 부진했던 분야의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또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한해로 삼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도 2001년의 사상 최대 실적을 치하한 뒤 "그러나 새해에는 국내외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지금 샴페인을 터뜨리고 축제를 열기에는 너무도 할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출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수익성도 확보해야 하고 품질.AS 등 비가격 부문 경쟁력도 세계 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신규사업을 추진할 때도 투자 대비 수익성을 철저히 따져 사업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 회장은 새해 경영목표로 품질가치 경영, 글로벌 고객만족 경영, 내실경영 등을 내세웠다.

포항제철 유상부 회장은 "미국, 일본, 유럽 등 3대 핵심 축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등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급격한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올해도 남보다 먼저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최근 경영환경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또 폭넓고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으므로 신속, 정확한 정보 취득과 정밀한 분석을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생산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도 새해 R&D(연구.개발) 투자를 1조9천억원으로 12% 늘린 반면 시설투자는 3조5천억원으로 26% 감축하기로 하는 등 미래승부사업의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서울=연합뉴스) 업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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