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엇갈린 빅딜 효과

중앙일보

입력

'여수 코리아텐더는 웃고, 창원 LG는 울고' 지난 11일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맞바꾸는 등 프로농구 사상 최대의 빅딜인 4:4 트레이드를 단행한 양팀의 중간 손익계산서다.

맞트레이드뒤 7경기씩을 치른 26일 현재까지 코리아텐더가 4승3패를 거두며 9위였던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린 반면 LG는 3승4패로 승률이 빅딜 이전(0.529)보다 떨어졌다.

특히 전날 열린 트레이드뒤 첫 맞대결에서 올시즌 LG를 만나 2번 모두 패했던 코리아텐더가 이적생들의 활약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양팀의 희비는 더욱 선명하게 엇갈렸다.

사실 빅딜이 성사되자 전문가들은 LG는 '현재'를 위해, 코리아텐더는 '미래'를 위해 투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 포스트가 약해 우승 문턱에서 멈췄던 LG는 수준급 용병인 매덕스와 보이드가 가세하면서 내외곽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기대됐고 코리아텐더는 당장 용병의 무게는 떨어지지만 유망한 국내 선수인 황진원과 이홍수를 데려와 팀 재건의 초석을 닦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 하지만 LG는 기대했던 트레이드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통계상으로도 매덕스와 보이드는 이적후 경기당 평균 42.5득점, 19.6리바운드를 합작해 이버츠와 에반스가 LG 시절 일궈냈던 득점(41.3점) 및 리바운드(21.1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매덕스는 리바운드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에반스가 그랬던 것처럼 외곽에서 겉도는 경우가 잦아 김태환 감독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고 느린 공수 전환은 속공이 주무기인 LG의 공격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골밑이 별반 달라질 것이 없으니 위력이 배가될 것으로 예상되던 외곽 공격도 제자리 걸음인 것은 당연한 일. 반면 코리아텐더는 이버츠와 에반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황진원과 이홍수 등 LG에서 건너온 국내 선수들의 가세로 선수 기용에도 숨통이 트이면서 한층균형잡힌 팀으로 다시 태어났다.

전날 친정팀을 상대로 45점을 맹폭한 이버츠는 이적후 평균 7득점 정도 더 집어넣고 있고 LG에서 출장 기회조차 잡기가 힘들었던 황진원은 주전 자리를 꿰찰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적생들이 새 팀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현재까지의 결과가 최종 손익계산서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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