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차 전시장 ‘아우디 시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아우디 시티는 실제 차 없이도 운영 가능한 디지털 전시장이다. 스크린으로 벽면을 채운 ?파워 월?에 아우디 전 차종을 실제 크기로 띄워 다양한 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 컬러와 옵션 변경은 물론 모의 주행을 통해 실제 차가 내는 소리도 들어볼 수 있다. [사진 아우디 AG]

실제 매장과 인터넷을 넘어 이제 가상현실 속에서 차를 고르는 시대가 왔다. 지난달 31일 찾은 중국 베이징의 ‘아우디 시티’는 첨단 가상현실 장치를 활용한 종합 디지털 전시장이었다. 이곳에선 아우디 전 차종을 살펴볼 수 있다. 가상현실 전시장이 생기면서 전시차를 종류별로 마련해 놓을 필요는 사라졌다. 그만큼 공간과 예산을 아낄 수 있다. 임대료가 비싼 도심 한복판에도 차릴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차가 전시장에 없어 계약을 망칠 염려도 적다.

아우디 시티 베이징은 연면적 2100㎡ 규모로 2개 층에 나눠 자리한다. 아우디 시티의 핵심은 ‘파워 월(Power Wall)’이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스크린을 바둑판처럼 이어 완성했다. 그 결과 차를 실제 크기로 띄울 수 있다. 아우디 시티 베이징은 6개의 파워 월을 갖췄다. 이들 파워 월이 차지하는 디스플레이의 면적만 94㎡다.

파워 월은 움직임 감지 센서 또는 ‘멀티터치 패널(사진)’로 조작할 수 있다. 다루는 방법이 간단하고 메뉴가 직관적이어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

6개의 파워 월 가운데 2개는 동작인식 센서로 작동한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일단 파워 월 앞에 십자(+)로 표시된 자리에 서야 한다. 그 다음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한 발짝씩 움직여 화면 속 메뉴를 고르고 실행시킨다. 차종과 외장 컬러, 파워 트레인, 실내 컬러를 고를 수 있다. 서스펜션과 엔진, 변속기 등의 부품은 따로 띄워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 화면 속의 차는 360도로 회전시켜 다양한 각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어와 보닛, 트렁크도 동시에 열어볼 수 있다. 껍데기와 골격을 분리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심지어 모의 주행까지 해볼 수 있다. 이 기능을 선택하면 화면 속 자동차는 스스로 시동을 건 뒤 아득한 지평선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온다. 이때 가상현실의 차는 실제와 똑같은 소리를 낸다.

나머지 4개의 파워 월은 ‘멀티터치 테이블’로 작동한다. 아담한 화면에서 멀티터치로 차종과 옵션을 고른 뒤 원터치로 파워 월에 띄울 수 있다. 이렇게 고른 내용은 ‘아우디 시티 키’에 저장해 가져갈 수 있다. 따라서 다음 방문 때 같은 과정을 되풀이할 필요가 없다. 파워 월과 멀티 터치 테이블은 18대의 고성능 컴퓨터와 3대의 서버에 연결돼 있다.

디지털 체험은 전시장의 매니저가 일대일로 돕는다. 파워 월과 멀티 터치 테이블은 물론 아우디 전 차종에 대해 교육받은 전문가들이다. 2층엔 프라이빗 라운지를 마련했다. 이곳엔 1층보다 작은 크기의 파워 월을 마련했다. 프라이빗 라운지에선 보다 직접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가령 가죽을 직접 만져본다거나 컬러 샘플을 조명에 비춰볼 수 있다.

아우디 시티 베이징은 아시아 최초이자 2호점이다. 1호점은 지난해 영국 런던에 열었다. 이날 행사를 이끈 아우디의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은 “아우디 시티 런던 방문객의 90%가 아우디를 처음 경험했다. 또 각종 체험을 통해 평균 20%의 옵션을 더 골랐다”고 밝혔다. 올 연말엔 독일 베를린에 3호점이 탄생한다. 국내엔 2015년께 도입될 예정이다.

베이징=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