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한국 농구 적응에 애먹는 WNBA 용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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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는 너무 빨라요" 17일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신세계의 승리를 이끈 외국인 선수 스미스는 경기가끝난 뒤 한국 농구의 스피드에 혀를 내둘렀다.

스미스를 비롯해 이번 겨울리그에서 처음 등장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출신용병들은 개막 이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 모았지만 개막전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는 데는 실패했다.

WNBA의 공격 제한 시간이 30초인데 반해 한국은 24초로 짧아 공수 전환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한 템포 빠른 농구를 구사하기 때문에 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팀당 한 경기씩을 치러본 결과 신입 용병들에 의한 돌풍은 없었고 여름리그 상위팀들이 나란히 하위팀들을 제압했다.

또한 가장 눈에 띄는 용병도 WNBA에서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지만 한국 코트에완전히 적응한 샌포드(현대)와 카트리나(한빛은행)였다.

재계약에 성공한 두 선수 이외에 그나마 신입 용병들 중 첫 경기를 통해 가장큰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는 국민은행의 새내기 용병 듀오 슈마커와 셔튼브라운. 이들은 금호생명전에서 28득점, 23리바운드를 합작하며 김지윤이라는 특급가드가 있으면서도 포스트가 약해 매 시즌 약세를 면치 못했던 국민은행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다만 6개 팀중 가장 빠른 농구를 구사하는 팀컬러에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해 실책이 잦은 것이 보완할 점으로 남았다.

여름리그에서 용병 농사에 실패해 곤욕을 치른 삼성생명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영입한 필립스가 아직까지는 기대에 못미치는 플레이를 펼쳐 속을 태우고 있다.

탄력이 좋아 리바운드 능력이 뛰어나고 농구 센스도 합격점을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슛감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하지만 유수종 감독은 필립스에 대해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니까 차차 나아질것이고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개막 직전에 두 명의 용병을 교체한 금호생명은 새로 데려온 이들의 기량이 눈에 띄게 처져 '탈꼴찌' 전선에 비상이 생겼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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