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오염, 유아.태아 건강위협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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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오염이 유아와 태아에 미치는 해악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브라질, 유럽, 멕시코, 한국, 대만등 세계 각국에서 수행된 10여개 이상의 연구들은 저체중아 출산, 조산, 사산, 유아사망의 원인과 스모그 간에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공기오염이 개발도상국 아이들 건강을 위협하고 미국 도시내 노약자를 병들게하거나 죽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새 연구결과들은 오염 공기가 `자궁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 하버드대학 공중보건학과와 스위스 바젤대 연구원들은 미국 86개 대도시 400만명의 유아를 조사한 결과 유아 사망의 11%(연간 3천명)가 공기중 미립자에 의한것일지 모른다며 공기중 미립자 증가에 따라 유아 사망률이 10-40%까지 증가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또 미 존스홉킨스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스웨덴 노딕 공중보건연구소는 94-96년 보스턴.필라델피아 등 미 5개 도시에서 태어난 9만명과 공기오염 관계를 연구한 결과 임신 9개월째에 일산화탄소에 많이 노출된 임산부들이 저체중아를 낳을확률이 31% 높았으며 일산화탄소 농도가 1ppm 증가하자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약 33% 높아졌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과학자들은 89-93년 사이에 남가주에서 태어난 9만7천여명을 분석한 결과 임신 말기 6주간 미립자에 많이 노출된 임산부의 조산율이 20%이상 높았으며 스모그 수준과 조산율이 비례한 것으로 강조했다.

UCLA 직업환경보건센터의 전염병학자 비트 리츠 박사는 "스모그는 아이들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공기 오염은 천식환자와 생명이 다한 늙은 사람 뿐만이아니라 생명이 시작되는 사람은 물론 전생애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환경보호청(EPA)의 수석과학자인 트레이시 우드러프는 "연구결과가 시사하는바가 있으나 잠정적"이라며 "패닉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지만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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