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출신, MB정부 2배…여성장관, 노무현 때 절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장관 후보자 11명을 추가로 지명하면서 새 정부의 첫 내각이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발표한 6명까지 고려하면 박근혜 정부의 장관 컨셉트는 전문성이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같은 깜짝 발탁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나이·성별·경력 측면에서 해당 분야의 공직생활 경험 등을 중시했다.

 ◆관료와 교수·연구원 등 중용=장관 후보자 18명 중 7명(38.9%)이 해당 부처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관료 출신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동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윤진숙) 등 국책연구기관 연구원·교수 등 관련 전문가 6명까지 합치면 전문성을 기초로 장관 문턱에 선 사람이 13명이다. 전체의 72.2%에 달한다.

 정치인은 유정복 안전행정부·진영 보건복지부·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이다. 하지만 유 후보자는 공무원 경력이 20년이 넘는다.

 ◆수도권 절반, 호남·충청 각 2명=지역별로는 서울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천 출신 2명을 합하면 수도권 출신이 9명으로 전체의 50%나 된다. 5년 전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 16명 중 수도권이 4명(25%)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수도권에 이어 대구·경북(2명)과 부산·경남(3명) 등 영남 출신(5명·27.8%)이 둘째로 많았다. 이명박 정부(4명, 25%)와 비교하면 영남 출신의 숫자와 비율이 모두 늘었다. 반면 충청 출신(2명)은 5년 전에 비해 1명 줄었다. 호남은 2명(진영, 방하남)으로 숫자는 같지만 비율은 12.5%에서 11.1%로 소폭 하락했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한승수)를 배출했던 강원도 출신은 조각 때 입각자를 내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대선 때 야당 후보를 지지했던 48%를 포용하는 모양새를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때 호남 지역 등을 돌며 “대통령이 된다면 제일 먼저 대탕평 인사부터 하겠다”고 했었다.

 ◆서울고 27회 3명 동시 발탁=새 정부에선 전통의 명문 고교인 경기고(5명)와 서울고(4명) 출신이 주류를 형성하게 됐다. 이들의 숫자는 전체의 절반(9명)에 달했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를 나온 이른바 ‘KS 라인’은 현오석 경제부총리·윤병세 외교부 장관·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 3명, 서울고-서울대는 서남수 교육부·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 2명으로 나타났다. 유 후보자와 서승환 국토교통부·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고 27회 동기동창이다. 고교 동기동창 세 명이 동시에 국무위원으로 일하게 됐다.

 서울대(7명)와 연세대(2명) 출신은 5년 전과 숫자가 같았다. 고려대 출신은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든 반면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한 명도 없던 성균관대가 2명(정홍원, 황교안) 입각을 앞두고 있다.

 ◆첫 미혼여성 장관, 평균연령 낮아져=여성 대통령 정부의 여성 장관 후보자는 2명(조윤선, 윤진숙)이다. 이명박 정부와는 수치가 같지만 노무현 정부의 4명에 비해서는 절반에 불과하다. 윤 후보자는 박 당선인과 같은 미혼 여성이다. 장관 후보자의 평균 연령은 58.2세로 이명박 정부(61.1세)보다는 3년 정도 젊어졌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54.5세)에 비해선 네 살 정도 나이가 많다.

허진·정원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