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음악 다양하게 요리했죠" 2집 '솔 푸드' 낸 BM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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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욕심보다는 작곡가.작사가 등 주변 사람들의 음악적 열망을 담은 앨범이에요."

BMK(빅마마킹.본명 김현정.32.사진)는 2집 '솔 푸드'에서 떠밀리듯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다고 말한다.

황세준이 작곡한 타이틀곡 '꽃피는 봄이 오면'이 대표적이다. 간주도, 쉼도 없이 고음역대에서 내내 휘몰아치는 '죽음의 발라드'다. 들을 때야 애절하고 편하지만 노래방에서 부를라 치면 4분 45초 간 숨 쉴 곳을 몰라 당황해 하는 곡. 그러나 가창력이 뛰어난 그녀이기에 작곡가들의 꿈을 실현하기엔 모자람이 없었다.

BMK는 2003년 데뷔 앨범을 낸 늦깎이 신인. 그러나 유명 재즈 밴드에서 보컬로 활약하면서 탄탄한 기본기를 쌓았다. 지금도 짬이 나면 재즈 클럽으로 달려가 무대에 서곤 한다. 재즈 클럽에서 노래하며 얻은 별명이 빅마마킹이다. 스물 여섯 나이에 가수들의 보컬 지도를 시작한 그녀는 백제예술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이름의 그룹으로 데뷔한 빅마마의 박민혜도 한 때 그녀의 제자였다.

"빅마마 네 멤버 중에 딱 한 명 가르친 것 뿐인데 제가 빅마마를 모두 키운 양 알려지기도 해 부담스러워요. 무대에서는 어차피 다 똑같은 신인이잖아요."

그래도 가수 데뷔를 한 이후 제자들을 가르치기가 더 쉬워졌다. 그녀가 갖고 있던 음악에 대한 신념이 현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고 음악을 정말 열심히 하면 결국 통하더군요."

연예인 같지 않은 외모에만 시선이 모일 거란 예상도 깨졌다.

"대중의 귀가 열려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2집을 낼 수 있었던 거죠."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도 오로지 완성도를 높이는 데만 힘을 쏟았다. 원래 지난해 10월에 낼 계획이었지만 꽃 피는 봄이 돼서야 발매됐다. 녹음에만 6개월이 걸렸기 때문이다.

"출시가 늦어지더라도 소장 가치가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어떤 곡이라도 타이틀로 내세울 수 있을 정도로요. 내가 들어서 싫은데 대중이라고 좋아하겠어요."

음반은 'soul food'란 제목처럼 솔 음악을 다양하게 요리한 각종 메뉴가 담겨 있다. 가스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인트로부터 마음을 착 가라앉히는 '꽃피는 봄이 오면' '뒷모습'에다 엉덩이를 절로 들썩이게 하는 '리얼 라이프' '레인보우'까지.

"한 곡도 안 건너뛰고 음반을 끝까지 다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제일 행복해요. 제 진심이 통한 거니까요."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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